자동차 업계의 잇따른 감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동반침체될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자동차 생산이 최고 30%까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프리스케일,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이른바 차량용 반도체 ‘빅3’도 지난달부터 부품 생산량을 크게 줄였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가 자동차 생산과 비례되기 때문에 감산이 추진되면 반도체 부품 역시 매출 하락을 감수해야 할 입장이다. 국내 시장 역시 이달부터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낮아져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지난 22일부터 울산 2공장과 4공장 주말특근을 없앴고 주력 차종인 산타페와 베라크르주, 그랜드 스타렉스와 포터 등의 생산량 조절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또 미국 앨라배마 공장 1만5000대 감산을 시작으로 중국, 인도 공장도 감산 규모를 저울질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역시 카니발, 모하비, 쏘렌토 라인 생산량을 줄이고 체코 등 해외 생산공장도 조만간 감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GM대우는 미국 본사의 감산이 확대되면서 내년 1월 4일까지 모든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토스카와 윈스톰을 생산하는 인천 부평 2공장은 다음달엔 전면 휴업 상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감산 소식이 전해지자 차량용 반도체 업계는 당초 예상치보다 크게 웃도는 감산 폭에 적잖이 놀라는 모습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5% 이상 감산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한 대의 차량에 20~90여 종의 모듈 센서가 들어간다는 점을 볼 때 15% 이상 감산은 매출에 직결되는 만큼 체감지수는 더 크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해외 시장은 더 심각하다. 혼다가 내년 3월 31일까지 북미에서 1만8000여 대 추가 감산을 발표했고, 푸조는 유럽 시장 수요 부진으로 3550명을 정리해고 할 방침이다.
차량용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부터 고급차 부분은 매출 하락의 체감지수가 높아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는 30% 이상 생산량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업계에서도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군득 기자> lob1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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