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의료 AI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기업이 되려면 기술력에 앞서 의료 현장의 공감대를 얻으라는 조언이 나왔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AC) 겸 벤처캐피탈(VC)인 스파크랩은 30일 강남 드림플러스에서 'AI·바이오헬스의 미래 스타트업 포럼'을 드림플러스와 공동 개최했다. 행사는 김경남 웨이센(Waycen) 대표, 이혜영 이노제닉스(Inogenix) 대표와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의 대담 형태로 진행됐으며 AI 의료 분야의 실전 사업 노하우와 투자 인사이트가 제공됐다.
이날 김호민 대표는 "의료 AI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엔지니어 베이스"라며 "의료 산업에 대한 약한 접점이 투자의 약점이 되기도 한다"며 "그들의 제품이 환자에게 도달하려면 먼저 현장 의료진의 필요를 공략하고, 나아가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들이 아무리 혁신적인 의료 AI 솔루션을 만들더라도 그보다 먼저 실사용자인 의료진의 기대와 도입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웨이센과 이노제닉스가 좋은 예다. 이 중 웨이센의 AI 기반 내시경 의료기기 '웨이메드 엔도(WAYMED Endo)'는 내시경 검사 중 병증에 대한 실시간 확인을 도울 수 있는 제품으로, 현재 한국, 베트남, 태국, 중동 등 다양한 국가의 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웨이메드 엔도는 현장 의료진의 실수를 보완하고, 병원의 내시경 검사 생산성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면서 상업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내시경 검사는 주로 위암 등의 조기 발견을 목적으로 시행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종종 의료진도 놓치는 병변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는 추후 환자의 고통, 병원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개선이 꼭 필요한 영역이다. 위메이드 엔도는 사실상 실시간 협진 개념으로 의료진이 놓치는 병변을 높은 정확도로 찾아내 알린다. 그 결과 검진의 정확도가 개선되어 환자 유익이 증가하고 병원 입장에선 제거할 선종을 더욱 많이 발견함으로써 엔도 구독 비용 이상의 부가 수익을 얻고 있다.
이노제닉스는 혈액 기반 대장암 조기진단 키트 '온코체크(ONCOCHECK)' 및 감염병 쯔쯔가무시증 신속 진단키트를 개발 중인 기업이다. 대장 내시경은 중년기 이후 정기 검사가 필요한 필수 진단항목으로 꼽히지만 현실적으로는 기피 대상으로 꼽힌다. 검사 전 장을 비우는 준비 과정이 번거롭고, 대장 내시경 검사 방식 자체를 싫어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까닭이다.
이에 이노제닉스는 혈액 검사만으로 대장 내시경이 필요한 사람을 선별하는 기술을 개발해 현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혜영 대표는 불필요한 내시경 검사를 줄임으로써 병원과 환자 모두의 이익을 제공하고, 글로벌 인증 획득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 및 절차 등에 대해서도 병원과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김경남 대표와 이혜영 대표는 각자만의 '사업 꿀팁'도 전했다. 먼저 김 대표는 의료 AI 기업이 피해갈 수 없는 식약처 등의 각종 '인증'에 대해 "사전에 인증 준비 프로세스를 최적화해두라"고 전했다.
식약처 기준으로도 하나의 인증 확보를 위해 ▲인증 프로토콜 확정 ▲승인 후 병원과의 임상계약 및 CRO(위탁연구기관) 계약 체결 ▲임상에 필요한 IRB(기관생명윤리심사위원회), DRB(데이터심의위원회) 심사 과정까지 거쳐야 하는데, 각 단계별 준비를 사전에 해두어야 스타트업에게 금과 같은 시간 및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자사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CRO 기업의 선제적 섭외, 임상대상 병원과의 소통 채널 확보 등이 한 방법으로 제시됐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에서 통용 가능한 제품을 기획하라"고 조언했다.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큰 시장인 해외를 공략할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호환성을 확보하란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노제닉스도 제품 개발 및 생산 전단계에 필요한 요소를 글로벌 기업 제품으로 택해 세계 시장에서도 통용 가능하게 만든 케이스다. 또한 필요한 AI 학습 데이터 확보의 첫 단계부터 마지막까지 과정에서도 데이터가 지역적 특성을 따지지 않도록 안배함으로써 제품의 글로벌 시장 호환성을 더욱 강화한 바 있다.
한편 스파크랩도 최근 '스파크 바이오랩'을 신설하고 AI·바이오 기업 지원 강화에 나섰다. 한국건강관리협회와 함께 '메디오픈랩'이라는 공유 실험실도 운영 중이다. 스파크랩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같은 나라는 공유실험실이 굉장히 잘 활성화되어 관련 업계인들의 초기 사업 부담이 적다. 특히 의료 분야는 설비 가격이 높은 반면, 추후 재판매가 어렵고 감가상각비율도 높아 메디오픈랩 같은 공유실험실이 국내 의료 AI 업계 지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홍주 스파크랩 바이오랩 대표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현재 메디오픈랩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300여평 규모, 독립 실험실과 각각의 다목적 실험공간, 강당까지 준비되어 있다"며 "시간이 되면 꼭 방문하시라"고 당부했다.
이날 포럼의 깜짝 손님으로 초청된 송영구 연세대학교 바이오헬스기술지주회사 대표도 "바이오헬스 분야는 인간이 살아있는 한 계속 기술 개발과 혁신이 필요한 분야"라며 "현재 AI 기반 신약 개발사와 시술, 수술, 재활 등 수술로봇 기업 투자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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