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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정책 딜레마… 은행 금리 내리자 곧바로 '주담대' 들썩

2월, 5대 은행서만 3조 늘어

ⓒ5대 금융지주
ⓒ5대 금융지주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3조4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맞춰 덩달아 가산금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권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가산금리를 내림과 동시에 대출 잔액을 관리할 것을 주문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2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83조3607억원으로 집계돼 한 달 전 579조9771억원과 견줘 3조3836억원 증가했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주담대를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잔액 또한 급증했다. 5대 은행의 2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6조7519억원을 기록해 전월 733조6588억원 대비 3조931억원 늘었다.

통상 2월은 주담대 비수기로 꼽힌다. 이사 수요가 주로 봄이나 가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례적으로 전월 대비 큰폭으로 주담대 잔액이 증가한 것이다.

은행들이 차례로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10월 이후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처음으로 내린 이래 총 3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됐다. 이에 은행들도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가산금리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 주담대 5년 변동(주기형) 상품의 금리를 0.25%p 내렸다. 이어 6일 농협은행이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4%p 인하했으며, 하나은행 또한 오는 10일부터 대면 주담대 상품의 가산금리를 0.15%p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은행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금리 인하 조치가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을 크게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이사철이 다가오면 주담대 잔액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계 업계 중론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내려가면 주담대 잔액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이치"라며 "지금과 같은 금리 인하 기조라면 잔액이 늘면 늘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계대출 잔액을 관리하라는 당국의 주문이 현 상황과 모순되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1~2%대로 유지하라고 했는데 금리는 또 내리라고 한다"며 "현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긴 하나 분명 앞으로 또 잔액은 폭증할 것이다. 당국이 이를 은행 잘못이라고 생각해 재차 은행권을 질책할까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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