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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폰 출발은 삼성이 먼저 했는데…애플, 아이폰 16e로 급가속

아이폰 16e. [ⓒ애플]
아이폰 16e. [ⓒ애플]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애플이 본격적인 AI폰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 SE 라인업을 지운 대신, 인공지능(AI)을 덧입혀 일반 아이폰 라인업에 편입시켰다. AI폰 점유율 확대와 동시에 아이폰 실적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다. 삼성전자가 포문을 연 AI폰 시장에 애플이 강력한 추격자로 부상하고 있다.

애플은 20일 보급형 스마트폰 신작 '아이폰 16e'를 공개했다. 3년 만에 등장한 아이폰 SE의 4세대 버전이다. 다만 플래그십 아이폰 시리즈의 번호를 달면서, 사실상 아이폰 SE의 명맥은 끊기게 됐다. 대신 'e' 라인업은 아이폰16 제품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앞세울 방침이다.

과거 SE 모델은 플래그십 라인업과 성능 차가 컸다. 일반 아이폰 시리즈가 최신형 칩셋을 탑재하는 반면, SE 모델엔 구형 칩셋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아이폰 16e는 아이폰 16과 마찬가지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18 칩셋을 장착했다.

다만, 그래픽처리장치(GPU) 코어 수는 다르다. 아이폰 16에 탑재된 A18은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16코어 뉴럴엔진, 5코어 GPU를 사용한다. 아이폰 16e에 사용된 A18칩셋은 CPU와 뉴럴엔진은 같은 사양이나, GPU가 4코어로 한 단계 낮다. 같은 칩셋임을 강조했으나, 16e 라인업에 차등을 둔 것이다.

그럼에도 플래그십과 비등한 수준의 성능을 갖춘 만큼, 애플의 인공지능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지원된다. 이미지 속 일부 피사체를 지울 수 있는 '클린업' 기능과 사진 앱 내 자연어 검색, 챗 GPT와의 연동으로 한층 고도화된 음성비서 '시리'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은 오는 4월 애플 인텔리전스 한국어버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가격은 크게 올랐다. 이번 신작 1차 출시국에 포함된 한국 내 정식 판매가는 128GB 저장 공간 기준 99만원이다. 66만원으로 출고됐던 전작 아이폰 SE3보다 39만원 가량 인상된 것이다. 256GB 기준 출고가는 114만원에 달한다. 그간 삼성전자의 보급형 라인업인 갤럭시 A 시리즈와 비교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사양으로 인해 갤럭시의 중급 라인업인 갤럭시 팬에디션(FE)과의 대결도 점쳐진다.

갤럭시 FE는 당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은 구현하되, 사양을 낮춰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모델이다. 작년에 출시된 갤럭시 S24 FE의 가격은 94만6000원으로, 아이폰 16e은 이보다 20% 더 비싸다. 가격으로만 비교하면, 이달 출시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신작 갤럭시 S25와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256GB 기준 갤럭시 S25 일반 모델의 출고가는 115만5000원으로, 1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아이폰16과 비교하면 128GB 기준, 아이폰 16e가 아이폰16 대비 26만원 저렴하다. 이는 애플이 보급형 라인업까지 프리미엄화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플래그십 아이폰 16에 버금가는 AI폰이라는 인식을 줌으로써, 다소 정체된 매출을 이끌려는 의도다. 애플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 차지하는 아이폰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약1% 감소한 바 있다.

무엇보다 이번 아이폰 신작에서 눈여겨 봐야할 점은 애플의 자체 설계 통신모뎀인 '애플 C1'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그간 애플은 퀄컴으로부터 통신모뎀을 공급받았으나, 자체 통신모뎀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진정한 시스템온칩(SoC) 독립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아이폰 16e을 말미암아 AI폰 점유율 확대는 물론 부품 독립까지 선언한 셈이다. 아울러 부품을 자체 공급하게 되면서 비용 절감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AI 급가속 전략에 돌입하면서, AI폰 시장 기틀을 닦은 삼성전자도 더 이상 AI폰 강자 자리를 안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시리즈로 생성형 AI폰을 먼저 내놨지만,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하량 1위는 애플이 될 것이라 분석한 바 있다.

애플의 매출은 프리미엄 제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삼성은 중저가 라인인 갤럭시 A 시리즈의 비중이 큰 탓이다. 통상 최신 기능일수록 프리미엄 제품인 플래그십부터 장착된다. 즉, 삼성은 플래그십 판매가 상대적으로 낮기에 AI폰 출하량으로 따지면 높지 않지만, 플래그십 판매고가 높은 애플은 자연스럽게 AI폰 점유율까지 차지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애플이 보급형 제품까지 AI를 전면 내세움에 따라,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 A 시리즈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달 갤럭시 A 시리즈 신작을 내놓으며 점유율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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