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EWC(e스포츠 월드컵)’ 참가는 ‘크로스파이어’라는 게임을 널리 알리는 계기면서, 12년간 운영한 ‘크로스파이어’ 이스포츠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스마일게이트 신사업 개발실을 이끄는 이충익 실장은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스마일게이트 캠퍼스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자사 1인칭 슈팅(FPS)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EWC 정식 종목 선정에 따라 기대되는 파급 효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크로스파이어는 다가오는 여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 예정인 ‘EWC 2025’의 18개 정식 종목 중 하나로 채택됐다. EWC는 총 상금만 900억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규모 이스포츠 종합 대회다. 작년에 열린 초대 대회는 100개국에서 200개 클럽, 1500여명의 선수가 21개 종목에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돼 업계 메가 이벤트로 자리했다.
2007년 출시된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 그룹 매출 상당수를 견인하는 핵심 IP(지식재산)다. 최고 동시 접속자 800만명을 기록했으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브라질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도 높은 인기를 자랑 중이다. 전세계 80여개국에서 온라인과 모바일을 포함해 11억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누적 매출은 2023년 기준 147억달러(21조원)에 달한다.
관련 이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자체 브랜드 이스포츠 대회인 ‘크로스파이어 스타즈(CFS)’는 전세계에서 34개의 1군 프로팀을 보유하며 10여년이 넘도록 활기를 띠고 있다. 대회를 장식하는 한 해 마지막 무대인 그랜드파이널 뷰어십은 1억회 이상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등 내로라하는 이스포츠 대회에 비해 글로벌 인지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EWC 참가 결정도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이 실장은 “현재 크로스파이어 이스포츠는 중국과 베트남, 브라질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지에 집중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EWC를 통해 글로벌로 뻗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면서 “크로스파이어 IP가 널리 알려지면 차기작의 확장도 용이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크로스파이어에 대한 인지도가 중동 내 관련 인사들에겐 높지 않아 이들과 미팅을 잡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이 실장은 귀띔했다.
이 실장은 “초기 EWC의 컨택 포인트를 마련하기 어려웠다”며 “우리 사업실 팀장이 직접 현지로 가서 많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동석한 신사업 개발실의 김민정 팀장도 “EWC 정식 종목 선정을 위해 뛰는 과정에서 크로스파이어에 대한 냉담한 반응이 많아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다만 스마일게이트의 전략적 제안을 접한 뒤엔 일사천리로 일이 풀렸다. “종목사 중 EWC에 대한 이해도가 이렇게 높은 곳은 처음 본다”는 말까지 나왔다는 후문이다.
스마일게이트는 EWC의 아시아 권역 확장과 관광객 유치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 크로스파이어의 매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EWC에 속한 FPS 종목들은 ‘콜오브듀티’나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서구권 중심이다. 글로벌 리딩 대회가 되고 싶다면 크로스파이어를 통해 동서양 밸런스를 맞추는 쪽으로 타기팅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력한 팬 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내 입지도 강조했다. 중국 관광객 유치 기대 효과도 설명했다”며 “마침 주최 측도 EWC 전신인 게이머스8을 통해 이스포츠 메인 시장이 중국과 아시아권에 있다는 걸 알고 관련 작업을 벌여왔던 터라 입장이 맞았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EWC 관련 아이템이나 콘텐츠와 연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지금 단계에서 공개하기는 힘들지만 상금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게 책정됐다”고 강조했다.
EWC 크로스파이어 종목 참가팀 선정은 중국에서 치러지는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ACL)’로 대체한다. 이외 각 국가별 리그에서 우승한 팀들까지 총 16개 팀이 참가하는 형태다. EWC와 3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한 만큼, 향후 EWC를 크로스파이어 이스포츠 생태계에 정식으로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상반기마다 국가별 프로리그 팀들을 한 데 모아 치르는 기존의 ‘CFS 서머’를 EWC로 대체하는 복안이다.
스마일게이트가 EWC 참가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또 있다. 글로벌 인지도 향상을 바탕으로 해외 게임단 및 스폰서 투자를 유치하고, 이를 통해 리그 활성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것이다.
이 실장은 “글로벌 구단들이 기존 구단을 합병 또는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CFS에 합류하는 그림을 생각 중이다. 이를 통해 경기력이 향상되고, 이것이 IP의 홍보 효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벌써 5~6개의 유명 게임단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스마일게이트는 EWC 개최 직전까지 게임의 속도감 등을 개선해 보는 재미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기존 팬들이 좋아하는 부분은 그대로 가져간다는 게 기본적인 방향성”이라면서도 “보다 속도감을 높이고 간소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시간을 줄이거나 라운드 사이 브레이크 타임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스테이지를 2개 사용해 동시에 경기를 진행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WC 개최를 계기로 이스포츠 사업 전반의 방향성도 손 볼 계획이다. 효율성과 확장성에 집중, 불필요한 대회나 이벤트는 축소하되, 크로스파이어 이스포츠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하겠단 심산이다. 자사 게임 오프라인 축제를 활용한 이스포츠 부대 행사나, 크로스파이어 이용자 소통 행사를 이용한 이벤트 매치 등을 구상 중이다.
관련해 스폰서십을 적극 활용한 대회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후원사 펩시가 중심이 된 크로스파이어 대회를 여는 것이다. 이 실장은 “배너만 띄우는 식의 스폰서십 시대는 지났다. 스폰서 관련 상품 등이 판매로 연결되는 상호보완적인 대회도 아이디어에 있다”고 말했다. 확장성에 초점을 맞춰 향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의 합류도 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이냐가 우리의 장기적 숙제다. 일례로 풀뿌리 선수들을 발굴할 인프라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여러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면서 “아시다시피 이스포츠 사업이 수익성에 비해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해 구성원들과 오래 동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크로스파이어 이스포츠가 오랜 기간 인기를 끈 비결로 ‘친밀함’을 꼽았다.
그는 “중국 유저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크로스파이어가 친구 같은 가족 같은 느낌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면서 “오랜 기간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하며 모인 애정들 덕에 그간 큰 변화 없이도 안정적으로 운영해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팀장은 “이렇게 오래 사랑받은 이스포츠는 전무후무하다. EWC 협상 과정에도 이 부분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주최 측이 고마워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며 “크로스파이어가 가진 역사와 유저들의 친밀감을 잘 활용해 확장 기회를 더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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