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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AI 오픈소스 시대, 네이버 뚝심 통할까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소버린 AI [ⓒ 네이버]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소버린 AI [ⓒ 네이버]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네이버는 수천만 사용자를 상대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한 나라 콘텐츠 생태계와 데이터를 책임지는 기업이다. 당장 투자수익률(ROI)보다 사명감을 가지고 기술을 내재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있다. 이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로 나온 생각이 아닌 네이버 창립 초기부터 이어온 철학이다.”

최수연 대표는 작년 11월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24에서 “개방형 혹은 폐쇄형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AI 생태계 전략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이렇게 밝혔다.

현재 AI 시장은 오픈AI, 클로드, 구글 등에 사용료를 내야 하는 클로즈드 소스(폐쇄형) 모델과 메타 등이 누구나 무료로 소스코드(설계도)를 열람하고 수정·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 소스(개방형) 모델로 구분된다.

기존 AI 시장 판도를 뒤집을 대안으로 떠오른 개방형 모델은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딥시크가 공개한 저비용·고성능 모델 ‘R1’은 오픈AI GPT4 개발비의 18분의1 이하 수준인데, 개방형을 지향한다.

미국 빅테크가 주도하던 폐쇄형 모델에 대항해 자사 AI 생태계를 키워 시장 장악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폐쇄형 모델로 꼽히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조차 최근 “우리가 역사적으로 잘못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며 자사 AI 모델의 오픈소스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가운데 네이버는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중심으로 폐쇄형 AI 생태계 기조를 유지 중이다. 최 대표는 물론,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까지 공식 석상에서 ‘소버린(Sovereign·주권) AI’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소버린 AI는 각 국가가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그 국가나 지역의 제도, 문화, 역사, 가치관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AI를 개발하고 운영한다는 뜻이다. 5일 이해진 GIO 사내이사 복귀 소식이 전해지면서 향후 AI 사업도 더 강한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7년 만의 창업자 경영 등판에 시장에서도 벌써 기대감이 엿보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오후 3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4.58% 오른 22만8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 중 한때 23만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기술을 넘어 경제, 안보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미·중 AI 패권 경쟁 속 ‘토종’ 기술력을 지닌 자국 기업이 존재한다는 건 분명 의미가 있다. 네이버의 이유 있는 ‘아웃사이더’ 기질이 먼 훗날 빛을 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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