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인공지능(AI) 인프라에 120억달러(약 17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으로부터 사업권 매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최첨단 AI 기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틱톡은 중국에서 AI칩을 확보하기 위해 위해 55억달러(약 7조9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지출한 예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또한 해외에 68억달러(약 9조원)을 투자해 엔비디아 칩을 활용한 AI 모델 훈련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구매할 AI 칩의 60%를 화웨이와 캠브리콘(한우지) 등 자국 반도체 제조업체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는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로 성능이 제한된 엔비디아 칩으로 충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술 기업들에 전체 칩의 최소 30%를 국내 공급업체로부터 구매하도록 비공식적으로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FT는 "틱톡의 해외 투자는 최근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강화로 인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주 AI칩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칩 수출 시 소유자 및 운영자 신원까지 검토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틱톡은 규제 강화 이전에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상당량의 AI 칩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필요한 물량은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의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일인 지난 20일 이른바 '틱톡 금지법'의 시행을 75일간 유예했지만, 서비스를 지속하려면 지분 50%를 미국 기업에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 방안을 거부할 경우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러한 조치는 바이트댄스의 향후 기업공개(IPO)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틱톡의 기업 가치는 3000억달러(약 430조35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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