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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카카오게임즈 ‘POE2’, 독창적 액션 재미… “잠은 다 잤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12월7일 '패스오브엑자일2'의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카오게임즈]

[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서비스를 맡은 핵앤슬래시 게임 ‘패스오브엑자일2(이하 POE2)’는 시중의 유사 장르 게임이 취하는 문법에서 벗어나 나름의 독창적인 재미를 구축한 게임이었다. 여러 부분에서 편의성도 개선, 접근성 문제도 해결해 전작보다 더 폭 넓은 이용자층을 꾸릴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 7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서비스를 시작한 POE2는 핵앤슬래시 명작으로 꼽히는 ‘패스오브엑자일’의 후속작이다. 전작과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키보드 ‘WASD’ 버튼을 통한 이동과 ‘구르기’ 조작이다. 이는 동시에 POE2만의 독창성을 만드는 지점이기도 하다.

POE2 보스 전투. 특정 패턴을 피하고, 이동해 스킬을 넣는 식으로 풀어나갔다.

보편적인 핵앤슬래시 게임은 복잡한 조작 없이도 주요 스킬 몇 개를 조합해 수많은 적을 단번에 쓸어버리는 재미를 담고 있다. 반면 POE2는 적어도 초반 단계에선 다른 플레이 양상이 펼쳐졌다. 몬스터 상당수가 초반부터 넉넉한 HP(Health Point)를 갖고 있고, 대미지도 높기 때문에 구르기로 적 공격을 회피하면서 전투를 풀어가야 하는 구조였다.

액트를 진행하면서 만나는 보스들도 막대한 대미지를 가하는 다양한 패턴을 보유하고 있었다. 주요 스킬을 회피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적정한 횟수로 공격을 시도해야 공략이 가능했다. 핵앤슬래시보다는 소울라이크 등 액션 역할수행게임(RPG)과 가까운 플레이 방식이다.

POE2는 스킬 연계가 중요하다. 몽크의 경우 살상장법으로 권능을 수집하고, 천둥 스킬을 사용해 대미지를 극대화하는 방식이었다.

특유의 스킬 연계를 통한 액션 재미도 일품이었다. POE2는 여러 스킬과 연계를 펼쳐야 극대화된 대미지를 낼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 예컨대 봉술을 사용하는 ‘몽크’는 수집한 ‘권능’에 따라 스킬 효력이 달라진다. 이에 기본 공격인 ‘육척봉 타격’으로 적 HP를 깎은 뒤, ‘살상 장법’으로 권능을 수집하고 주력기 ‘천둥’을 시전해야 안정적인 전투를 펼칠 수 있었다.

언데드 소환수를 다루는 클래스 ‘위치’의 경우엔 ‘해골 방화범’들이 화염과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보조 스킬 ‘화염벽’을 주변에 둘러 대미지를 극대화하는 식이다.

맵이 넓고 전투 호흡도 길어 게임 전반의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지만, 수동 조작이 강조된 전투 시스템 덕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몰입도 높은 액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전작을 비롯한 타 핵앤슬래시 게임이 단순하고 자극적인 전투와 파밍의 즐거움에 집중했다면, POE2는 나만의 액션 색깔을 만들고, 또 풀어가는 재미를 담았다고 여겨졌다. 각 클래스마다 개성도 뚜렷해 ‘찍먹’을 하며 내게 적합한 클래스를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얼리 액세스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게임 완성도도 매우 높았다. 필드는 고품질 그래픽으로 세밀하게 구현됐으며, 배경 음악 역시 세계관에 걸맞은 장엄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클래스별 공격과 스킬 모션도 하나하나 정교하고 역동적으로 표현됐다. 적 몬스터의 디자인과 움직임에도 이러한 세심함이 반영돼 깊은 인상을 남겼다.

POE2 머서너리와 위치 파티 플레이. 위치를 플레이한 기자의 아내는 보스 패턴을 피하는 데 상당한 애를 먹었다.

다만 목표인 대중성을 확보했느냐는 지켜볼 문제다. 가볍게 즐길 정통 핵앤슬래시를 기대했던 이용자들에게 POE2는 지나치게 하드코어하다. 디테일한 액션 조작이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겐 더욱이 허들이 높은 게임이다. ‘스킬 젬’, ‘패시브 노드’ 등이 보다 간소화돼 접근성이 높아졌다고는 해도 난도가 결코 전편에 비해 낮다고 보긴 힘든 수준이다.

패스오브엑자일 시리즈와 쌍벽을 이루는 ‘디아블로4’를 기자와 함께 즐겼던 아내는 POE2에 도전했지만 현란한 보스 패턴을 극복하지 못해 끝내 좌절했다. 숙련된 액션 RPG 이용자인 기자조차도 몇몇 구간에선 진땀을 빼며 적잖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했다.

고등급 아이템 드롭률이 낮다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어렵게 난관을 돌파해도 성취감이 적은 구조라, 라이트 이용자의 초반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였다.

별자리 모양으로 펼쳐진 수많은 패시브 노드. 원하는 육성 방향대로 노드와 스킬을 적절히 조합하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패치가 시급한 부분도 있었다. 일례로 특정 구간에선 수많은 몬스터에 둘러싸인 채 체크 포인트에서 캐릭터가 부활했는데, 이 때문에 손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선 채로 몇 번이고 사망만 하는 일이 발생했다. 체크 포인트의 위치나 몬스터 행동 패턴 수정이 필요해보였다.

상기한 약점들을 제외하면 POE2는 나름의 독창성 있는 액션 재미만으로도 선뜻 지갑을 열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핵앤슬래시 게임 플레이 경험이 없더라도,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과감히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수백가지 육성 방식을 통해 나만의 액션 재미를 만드는 지점은, 여타 액션 RPG에서 경험하지 못한 재미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POE2는 10일 기준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최고 동시접속자는 57만8569명을 기록하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오전 11시 기준으로도 33만명이 즐기고 있다. 국내 서버에서도 출시 당일 대기열 2만명이 발생하는 등 관심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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