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한 '4세대 실손보험'이 염좌 등 비급여 진료 비중을 낮추는 데 일부 실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악화와 과잉진료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중장기적인 비급여 관리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4세대 실손보험은 직전 1년간의 비급여 지급보험금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했다는 게 특징이다. 급여, 비급여 모두에서 자기부담비율을 상향하고 도수치료, 영양 주사제 등 과잉진료 우려가 큰 일부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도 축소했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세대 실손보험(2009년 9월까지 판매) ▲2세대 실손보험(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 ▲3세대 실손보험(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판매) ▲4세대 실손보험(2021년 7월 이후 판매)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4세대 실손보험은 염좌 등 비급여 진료 비중을 줄이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자사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 보상한 진료비명세서를 환자 단위로 전환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염좌 및 긴장 치료에 대한 4세대 실손보험의 진료비 대비 비급여 비율은 단체실손(상해)보험과 다른 세대 실손의료보험에 비해 평균적으로 낮았다.
진료비 대비 비급여 비율은 평균적으로 2세대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평균과 중위값 기준으로는 4세대에서 각각 48.9%, 50.2%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1세대의 경우 진료일수는 3.7일로 가장 길고 진료비는 61.9만 원으로 4세대 실손보험의 60.6만 원, 진료일수 3.0일에 비해 높았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세대 실손보험은 도입 취지와 같이 비급여 진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4세대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연간 비급여 지급 실적에 따른 보험료 차등제가 시행됐으므로, 향후 추가적으로 과잉 비급여 이용이 제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병원과 지역 기준 분석에서는 4세대 실손보험 환자들의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나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들 가운데 비급여 진료비 비율이 상위 25%에 속하는 환자 비중은 4세대 실손보험 환자들의 경우 38%에 달했다.
특히 서울, 경기지역에서 4세대 실손보험 환자의 진료비와 비급여 진료비 중위값이 비수도권에 비해 높았다.
이에 4세대 실손보험의 비급여 관리 취지는 제한적으로 달성했다는 평가로, 향후 지속적인 비급여 관리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비급여 물리치료, 주사제 등에서 발생하는 과잉의료 유인을 억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실손보험 가입자가 체감하는 보험료 인상을 여러 기간으로 분산시키고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일정한 통계적 요건 충족을 전제로 5년 이내 요율 조정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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