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칩 설계를 통해 엔비디아를 견제하는 가운데,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주문을 맞춤형으로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도 이러한 요청을 받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빅테크 기업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Google)이 자사 AI 칩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맞춤형 HBM4 메모리를 요구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해 온 HBM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 AI 칩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메타, MS, 구글이 AI 경쟁력을 위해 HBM4에 대해 보다 높은 커스터마이징을 요구하면서 메모리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성능과 차별화된 기능을 내세워 빅테크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이같은 요구에는 5세대 HBM3E까지 엔비디아의 기술 요구사항이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은 게 배경으로 깔려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업체들이 엔비디아 맞춤형 HBM을 생산할 수밖에 없었던 것.
다만, 6세대 HBM4부터는 상황이 반전됐다. HBM4부터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HBM을 연결하는 베이스 다이에 고객 요구에 맞춘 맞춤형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로직 공정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특정 기능을 HBM에 직접 통합하는 것이 가능해져, 커스터마이징이 용이해졌다.
이에 비해, 이전 세대인 HBM3E까지는 이러한 로직 공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베이스 다이에 맞춤형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그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AI 칩을 선보였지만, 이들 제품은 성능 면에서 엔비디아의 AI 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왔다. 업계에서는 HBM 표준이 엔비디아의 설계에 최적화돼 다른 AI 칩 제조사들이 이와 경쟁하기 어려웠다는 분석도 따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물론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까지 자사에 맞춘 메모리 옵션을 원하는 상황에서, 이를 얼마나 정밀하게 충족할 수 있는지가 AI 칩 성능을 가를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고객사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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