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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4] 농협, 비상임조합장 10명중 2명이 '4선 이상'… 윤준병 "무소불위 권력 견제 필요"

농협중앙회 전경. ⓒ농협
농협중앙회 전경. ⓒ농협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농협 비상임조합장 10명 중 2명이 4선 이상, 심지어 10선·11선을 한 비상임조합장도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 장기집권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농업협동조합법' 상 상임조합장의 연임은 두 차례로 제한돼 있지만 비상임조합장의 경우 연임에 제한이 없다.

특히 지난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폐지’의 선심성 공약까지 나왔던 만큼, 상임·비상임의 구분 없이 조합장들의 장기 집권에 따른 무소불위의 권한을 키우지 못하도록 견제하기 위한 연임을 제한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 (더불어민주당)이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농협의 상임·비상임조합장은 총 1111명이며, 이 중 상임조합장은 527명, 비상임조합장은 584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농업협동조합법' 제 45조제 4항에 따라 자산총액이 2500억원 이상인 경우 비상임조합장을 도입(미만일 경우 상임여부 자율)하고, 신용사업을 제외한 사업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상임조합장에 비해 비상임조합장은 업무 권한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상임조합장도 상임조합장과 마찬가지로 지역조합의 대표권자로서 직원 임면권 행사 등을 통해 조합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상임조합장과 권한 행사에 있어 차이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전체 비상임조합장 584명 중 4선 이상 비상임조합장은 108명(18.5%)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4선 63명(10.8%), 5선 27명(4.6%), 6선 10명(1.7%), 7선 6명(1.05)이었다. 심지어 40년 이상인 10선·11선 비상임조합장도 각각 1명(0.2%)씩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임조합장의 무제한 연임에 따른 무소불위의 권력은 각종 채용 비리와 특혜성 대출, 일감 몰아주기 등 조합 사유화로 이어지면서 조직을 병들게 하고, 농협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오랜 시간 지적돼 왔다.

지난 2월, 이천의 한 농협에서는 상임조합장직을 비상임조합장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대의원 67%의 반대로 의결이 무산된 바도 있었다.

이와 관련,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의 경우 상임조합장과 비상임조합장 구분 없이 모두 2차에 한해 연임을 제한하고 있으며, 수산업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상임조합장은 2차에 한해, 비상임조합장에 대해서는 1차에 한해 연임을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치러진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조합장들의 표심을 노린 선심성 공약이 쏟아졌고, 그 중 상임조합장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공약마저도 제시됐다.

이는 타 조합과의 연임 제한 규정과의 형평성은 물론 농협개혁 의제로서 비상임조합장의 연임 제한의 필요성과도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윤준병 의원은 “비상임조합장은 전문경영인에게 운영을 맡겨 조합원의 실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영구적인 임기 연장 수단으로 전락한 상태” 라며 “비상임조합장의 장기 집권으로 인한 폐단이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임 제한 규정을 개선하지 않는 것은 조직이 개선 의지도 없고 자정능력도 없는 것으로,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특히 다른 협동조합의 연임 제한 규정은 물론 농협개혁 의제로서의 연임 제한의 목소리가 높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오히려 상임조합장의 연임 제한 폐지라는 ‘조합장의 제왕적 권력 확대’ 공약까지 나왔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비상임조합장의 무제한 연임에 따른 폐단을 막기 위한 입법 개정 등의 대안을 제시해 농협이 진정으로 농업과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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