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정부가 지상파방송 사업자에 연내 UHD(초고화질·Ultra High Definition)TV 전국망 구축을 재허가 조건으로 부과했음에도 불구, 지상파 3사(KBS·MBC·SBS)가 올해도 전국망을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방송사의 경영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초 계획대로 UHD 방송망을 구축한 방송사는 거의 부재했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이훈기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월 ‘지상파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이 발표된 이후 UHD 방송국 신규허가를 신청한 지상파 방송사는 29곳 중 7곳에 불과했다. 올 8월 기준 KBS 제주·전주·청주·춘천, 지역민방(전주·청주·제주) 등이다.
앞서 방통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지상파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수도권·광역시에 구축된 지상파 UHD 방송망을 2021년까지 시·군 지역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지역방송사의 재정 악화로 UHD 전국망 구축 완료 의무 시점은 무기한 연기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2021년 KBS제주를 시작으로, 2022년 ▲KBS(춘천‧창원‧전주‧청주) ▲MBC(전주‧제주‧춘천‧경남‧원주-원주시 일원) ▲지역민방(전주‧제주‧청주‧강원), 2023년 ▲KBS(강릉‧순천‧원주‧포항‧진주‧충주‧안동‧목포) ▲MBC(강원영동(삼척)‧여수‧포항‧안동‧목포‧충북) ▲지역민방(경인TV) 등이 UHD 방송망을 구축해야 했다.
이 가운데 방통위는 지난해 재허가 기간이 종료된 KBS2 TV와 SBS 및 지역민방, 지역MBC 등 34개 지상파방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연내 UHD 전국망 구축을 재허가 조건으로 부과한 상황이다. 전국망 미구축시 ‘재허가 취소’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대다수가 전국망을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업계 일각에선 이번 기회에 UHD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계에선 당분간도 전국망 구축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지역방송사의 재정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일부 지역방송사는 파산 직전까지 몰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은 UHD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호소한다.
게다가 UHD 정책을 처음 시행할 당시와는 국내외 방송 시장 모두 상황이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지상파 방송의 직접수신율은 2% 내외로 파악되는데 이들 중에서도 UHD 수신용 ATSC 3.0 튜너가 탑재된 TV를 보유한 시청자 만이 지상파 UHD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 UHD 방송을 시청하는 국민은 극소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훈기 의원은 "방통위는 현실과 동떨어진 UHD 정책이 이미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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