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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s톡] AI 품은 카카오톡 ‘동생 앱’ 베일 벗었지만…시장은 “글쎄”

22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회사의 통합 AI 브랜드이자 서비스인 ‘카나나(Kanana)’를 소개하고 있다. [ⓒ 카카오]
22일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회사의 통합 AI 브랜드이자 서비스인 ‘카나나(Kanana)’를 소개하고 있다. [ⓒ 카카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의혹’ 이후 그룹 차원의 경영쇄신에 집중하며 숨 고르던 카카오가 2년 만에 개최한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비밀병기를 선보였다. 인공지능(AI) 메이트(mate·친구) ‘카나나’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카나나가 베일을 벗은 당일 회사 주가가 전날 대비 5.2% 급락하는 등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생성형 AI가 개화기 단계에 접어든 데다, 핵심인 카나나 공식 출시 일정과 수익화 전략 등이 여전히 불투명한 탓이라는 게 업계와 증권가 분석이다.

2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컨퍼런스 첫날인 전날 카카오의 신규 AI 서비스인 카나나를 소개했다. 카카오가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AI 대화형 플랫폼을 출시하기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 대표 서비스인 ‘카카오톡’과는 별도 앱으로 출시될 카나나는 개인메이트 ‘나나(nana)’와 그룹메이트 ‘카나(kana)’ 두 가지로 작동한다. 일대일 대화방뿐만 아니라, 다수가 참여하는 그룹 대화방에서도 각 AI가 ▲문서 요약 ▲시험 문제 제작 ▲장소 등 콘텐츠 추천 ▲일정 및 준비물 알림 등 누적된 메시지 내용을 기반으로 개인 최적화 기능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22일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챗GPT를 포함한 글로벌 AI 서비스들은 대부분 일대일 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그룹 안에서 개인 비서처럼 AI를 쓸 수는 있지만 그룹 단위로 도움을 주는 AI는 ‘카나(카나나 앱 내 그룹대화방 AI)’가 글로벌 최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22일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메이트와의 새로운 연결, 카나나(Kanana)’를 주제로 카카오의 신규 AI 서비스인 ‘카나나’에 대해 소개했다. [ⓒ 카카오]
22일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메이트와의 새로운 연결, 카나나(Kanana)’를 주제로 카카오의 신규 AI 서비스인 ‘카나나’에 대해 소개했다. [ⓒ 카카오]

그러나 시장이 기대했던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는 평가다. ‘제2의 카카오톡’이라 불리는 카나나의 향후 성과를 가늠할 만한 구체적 내용은 찾기 어려워서다. 무엇보다 실제 사용자들이 카나나를 직접 체험해보기까지도 상당 기간 걸릴 전망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나나는 연내 사내 테스트 버전으로 나올 예정으로, 정식 출시 시점은 미정이다. 연내 내부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초 출시될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확정된 바 없다”라는 게 회사 공식 입장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나나에 대해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구체적 정보가 필요하다. 초기 트래픽 확보에 따라 주가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시까지 명확한 타임라인, 기존 카카오톡과의 카니발리제이션(자기 잠식) 가능성, 수익화가 되기까지 비용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카카오가 카카오톡과 AI를 차기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데 비해 이렇다 할 새로움은 없었다는 의견도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는) 제한적인 채팅 정보만으로 챗GPT 대비 차별적이거나 더 나은 답변을 제시하기 어렵고 별도 앱으로 출시되는 만큼 기존 카카오톡 사용자들을 일일이 초대해야 한다는 한계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오 연구원은 “카카오그룹 서비스에 적용할 AI 기술들도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인 만큼, 혁신성은 떨어진다”며 “과거 카카오페이, 카카오택시 등 이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했던 것처럼 혁신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2일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메이트와의 새로운 연결, 카나나(Kanana)’를 주제로 카카오의 신규 AI 서비스인 ‘카나나’에 대해 소개했다. [ⓒ 카카오]
22일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프카카오(if kakaoAI 2024)’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메이트와의 새로운 연결, 카나나(Kanana)’를 주제로 카카오의 신규 AI 서비스인 ‘카나나’에 대해 소개했다. [ⓒ 카카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AI’라는 청사진만 가지고 주가 부양 등 시장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 시제품을 처음 공표했을 때도 상용화에 대한 구체성이 없다는 게 주요 지적이었다. 이 영향으로 테슬라 주가는 시제품 발표 다음 날인 11일 8.78%나 폭락해 217.80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 시가총액도 6957억달러(한화 약 940조2385억원)나 감소하면서 전체 시가총액 순위마저 내려갔다.

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가천대 법과대학 교수)은 “기업이 단순히 AI를 말하는 것만으로는 마케팅이나 주가 띄우기 효과를 보기 어려워졌다”며 “최근 테슬라 사례가 구체적이지 않은 AI 청사진으로 역효과를 낸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23일 오후 2시 기준 전날보다 1.47%(550원) 오른 3만7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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