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22대 국회가 ‘최장 지각생’ 타이틀을 경신했다. 여당과 야당, 대통령과 국회가 정쟁으로 석달여 늦은 개원식을 열게 됐다. 특히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서는 방송통신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난전을 벌인 탓에 산업 발전에 필요한 중요 법안 논의를 이제 겨우 시작하게 됐다.
정쟁 뒷전으로 밀려난 법안 중 산업계가 핵심으로 꼽는 법안 중 하나가 바로 AI 관련 제도 기반이 되는 ‘AI기본법’이다. 챗GPT 등장을 기점으로 급격히 성장한 AI 시장은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은 경쟁에서 뒤처지는 위험성을 감수하기보다 AI 거품 위험성을 감수하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으며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AI 산업이 막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글로벌 빅테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AI 관련 제도 기반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AI 산업 진흥을 위한 조속한 입법 필요성은 여야 모두 공감하는 모습이다. 여당에서는 당론으로 AI기본법을 제출했으며, 야당에서도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조인철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을 중심으로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 심사를 맡은 과방위 소속 의원들도 21대 국회에서도 논의가 진행됐다가 무산된 만큼 22대에서는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성급하게 법안을 처리하다가 근시안적 논의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장기적으로 살펴봤을 때 딥페이크 범죄·저작권 침해 등 굵직한 사회 문제는 언제든 AI 산업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 요소다. 특히 최근 들어 벌어진 딥페이크 성범죄 파장은 산업 전체가 부정적인 인식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입법자가 선제적으로 AI 산업과 AI 활용 범죄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더불어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 국민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입법자가 이를 명확히 짚어내지 못하고, 국민 공감 없는 진흥책에만 매몰된 채 어물쩍 넘어갔다간 오히려 더 큰 규제를 불러올 수 있는 불씨가 될 수 있다.
과방위 홀로 고민하기보단 여타 상임위와 정부도 나서서 함께 풀어야 할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예컨대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국회AI특위’나,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이 덧붙여 제안한 ‘민관정 협의체’와 같은 방법으로 범정부·범국회 차원 대응 움직임이 지속돼야 한다.
다만, 섣부른 규제는 금물이다. 일괄적이고 상투적인 규제가 자리 잡을 경우 한국 AI 산업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연구·개발 전반에서 불필요한 규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높은 수위 규제 준수 여력이 안 되는 AI 스타트업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된 딥페이크 성범죄와 같은 문제에 대해 정밀한 핀셋 규제가 필요하다.
"천천히, 하지만 빨리빨리" AI기본법 처리를 두고 국회에 내려진 특명이다. 모순적이지만 AI 산업 발전을 위해 조속한 처리가 요구되면서, 동시에 산업을 위협할 사회적 논란에 대응하고, 산업 발전과 국민 공감대를 함께 얻을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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