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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납입면제 사라져?… 도넘은 절판마케팅, 애꿎은 보험설계사만 '양치기 소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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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최근 DB손해보험 전속 설계사로부터 기자에게 한 가지 '사실 확인' 요청이 들어왔다.

자신의 지점장이 전속 설계사들에게 "손해율 악화로 모든 암보험의 보험료 납입면제 기능이 조만간 사라질 예정"이라고 했는데, 해당 내용이 정말로 사실인지 확인 좀 해줄 수 있냐는 문의였다.

그러면서 "이는 DB손해보험 뿐만 아니라 모든 보험사가 다 해당되는 방침으로, DB손해보험은 지난달 이미 보험료 요율조정까지 나선 상황이라고 전달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품 개정은 업계 내에서도 나름의 의미가 있는 사안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에 DB손해보험 본사 관계자를 통해 해당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봤더니 돌아오는 답변은 "사실무근".

애초에 해당 내용은 "검토된 적도 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들 역시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렇다면 해당 지점장은 왜 이 같은 허위 내용을 설계사들에게 전달했으며, 설계사 역시 지점장의 말에 의문을 갖고 기자에게 팩트 체크를 요청했을까.

이는 "암보험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일종의 '절판 마케팅'으로 설계사들이 관련 내용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가입을 종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차원일 것 같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 소식을 들은 해당 전속 설계사는 "거짓 정보로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한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며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보장 축소, 상품 판매 중단" 등을 내세운 절판 마케팅이 과거부터 아직까지도 만연하는 중이다. 이 같은 마케팅 수법은 주로 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전속 조직에서도 절판 마케팅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물론 해당 '절판'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보장이 훌륭한 상품이 없어지기 전 서둘러 가입하는 것은 오히려 금융소비자들에겐 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허위의 사실로 절판 마케팅을 종용하는 행위는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도 자칫 불필요한 보험을 가입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앞선 사례와는 별개로, 최근에도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보험사들이 너도나도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에 대한 절판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보험업계가, 단기간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뢰를 저버리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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