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생활경제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가장 큰 피해자는 셀러…극단적 선택까지 고민”

중소 셀러들 한목소리…“티몬 정산 밀리고 독촉 전화 계속돼”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2024.7.25 [ⓒ연합뉴스]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25일 새벽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2024.7.25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 24일 늦은 오후부터 25일 오후 현재까지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피해를 입은 일부 소비자들이 위메프 본사를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곳엔 소비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곳들에 입점돼 있던 중소 셀러(판매자) 다수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카카오톡 등 오픈채팅방을 통해서도 셀러들은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있다.

25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가전/디지털쪽..대형 셀러님..법인파산 개인회생 신청하러 가십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티몬에서 쌀을 파는 농업회사법인 A사 측이라고 밝힌 작성자 B씨는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하는 셀러(가전/디지털 판매자 C대표)를 만나 사연을 듣고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며 “티몬에선 가전/디지털 셀러들을 이용해 대형 매출을 낸 뒤 대금을 돌려막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씨는 선정산 대출 시스템을 운영해왔던 모 은행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5월 판매대금은 티몬·위메프의 정산 주기에 따라 7월(익익월)에 셀러에게 입금된다.

그러나 셀러가 모 은행에서 선정산 대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구매자가 구매확정한 일로부터 3~5일 만에 은행이 셀러의 통장에 해당 대금을 현금으로 넣어준다.

이어 7월에 티몬·위메프에서 정산금이 들어오면, 모 은행이 이를 받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모 은행은 셀러에게 중개수수료를 받게 된다.

정리하자면 티몬·위메프의 익익월 정산 형태로 인해 정산금이 급한 셀러는 필요에 따라 은행에 수수료를 내고, 은행으로부터 미리 정산을 받는 것이다. 셀러는 중개수수료를 티몬·위메프뿐만 아니라 은행에도 이중으로 내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티몬 측은 셀러에게 지난 19일 정산이 지연될 것이라고 공지해왔다. B씨는 “티몬이 모 은행으로 입금을 안해주게 되면, 셀러의 신용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연체업체로 등록되게 된다”며 “다만 C대표는 티몬 재무 담당자의 ‘22일 지급될 것’이란 말을 믿고 정산금 지연 안내를 받았던 19일에도 소비자들에게 물품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2일도, 그 이후로도 티몬 등으로부터 정산금 지급 처리를 받지 못했다는 게 B씨 전언이다. B씨는 “그러자 모 은행은 지난 24일 C씨를 포함해 관련 시스템을 이용해왔던 셀러들에게 ‘5일 내로 채권추심에 들어갈 것’이라며, 일부라도 갚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안내전화를 돌렸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C대표의 5, 6, 7월 등 약 3개월간의 미정산 물품 대금은 총 70억원이며, 이 중 은행으로부터 선정산을 받은 금액은 약 20억원이다. B씨는 “C대표는 모 은행의 적극적인 영업으로 선정산 시스템을 이용해왔지만, 하루아침에 은행이 돌변하자 개인회생을 고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5일 오후 2시 기준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소비자 및 셀러.
25일 오후 2시 기준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소비자 및 셀러.

이처럼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소 셀러들의 줄도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C대표처럼 거액의 판매대금을 물린 소상공인이 적지 않아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산금이 소규모로 지연된 셀러들 역시 속을 끓이긴 마찬가지다. 연쇄 도산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권도 극심한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부터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에 대한 선정산 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SC제일은행, 신한은행도 티몬·티몬월드·위메프 셀러 대상 대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그룹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6만곳 가운데 상당 수는 중소 셀러다. 대부분 자금 사정이 열악해 판매대금 정산이 제때 이뤄져야만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곳들이다. 하지만 영세 판매자를 중심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금액은 5월이다. 즉, 6∼7월 판매대금 정산도 불확실한 셈이다. 따라서 중소 판매자의 자금난은 갈수록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에선 특히 가전/디지털이나 여행 등 거래 금액이 큰 카테고리 영세 판매자 자금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 단가가 큰 만큼 여신 거래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십억원대의 피해 셀러는 물론 소규모 단위 금액의 피해 셀러들까지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한편,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오늘(25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중 (소비자) 환불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오후 2시 기준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소비자 및 셀러.
25일 오후 2시 기준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정산 지연 사태로 상품을 환불받으려는 소비자 및 셀러.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