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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신화 주역,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는 누구?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 카카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 카카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23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카카오 CA협의체 공동의장·경영쇄신위원장)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함께 한국 벤처 신화의 상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66년생인 김 위원장은 전라남도 담양에서 농사를 짓던 평범한 집안의 2남 3녀 중 셋째이자 장남으로 태어났다. 재수 끝에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86학번)에 입학한 그는 27세에 삼성SDS에 입사해 유니텔을 만들었고, 이후 삼성을 떠나 34세였던 1998년 한게임을 설립했다.

한게임은 국내 최초의 온라인 게임 포털로 고스톱, 포커, 바둑 등의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김 위원장이 한게임 설립 자금을 모으기 위해 한양대 앞에서 전국 최대 규모 PC방 '미션넘버원'을 운영한 일화는 유명하다.

2년 후인 2000년, 36세였던 김 위원장은 삼성SDS 동기인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컴(현 네이버)와 한게임을 합병한 뒤 NHN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2007년 NHN에서 돌연 퇴사하고 새로운 모험에 나섰다. 퇴사 이후 가족이 있던 미국으로 떠나 휴식을 즐기던 그는 3년 간의 재충전 시기를 거쳐 2010년 3월 아이폰용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미국에서 애플의 스마트폰(아이폰)을 접한 뒤 새로운 모바일 시대가 열릴 것임을 직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전신은 미국에 있을 당시 만든 스타트업 '아이위랩(IWILAB)'이다.

카카오톡의 성장 속도는 놀라웠다. 김 위원장은 2014년 '다음' 합병을 통해 계속해서 몸집을 키워나갔다. 그결과 카카오는 2019년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한때 김 위원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한국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다. 2021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 재산은 약 15조원이었다.

IT 업계의 공룡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빛이 밝으면 어둠도 짙어지기 마련. 몸집이 커지면서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구조와 독과점,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중심으로 그룹 안팎 위기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먹튀 사태'와 같은 경영진 도덕적 해이 문제부터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 간 플랫폼 택시 시장 갈등, 모빌리티·VX·헬스케어와 스타트업들 간 아이디어·기술 탈취 분쟁,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등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았다.

카카오 사법 리스크가 극에 달한 것은 지난해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가 결정적이었다. 글로벌 팬덤에 힘입어 케이팝 시장을 이끄는 SM엔터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카카오는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김 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검찰 수사 대상에 대거 오르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결국 김 위원장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지 약 1년8개월 만에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산하 경영쇄신위원회 지휘봉을 잡았으나, 이번 사법리스크와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게 됐다.

한편 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김 위원장은 구속 상태로 최장 20일간 수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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