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KT그룹의 시스템통합(SI)를 담당하는 KT DS가 그룹 외 기업간거래(B2B) 시장으로 영역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대외업무 수행 경험이 부족한데다 KT그룹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양분하고 있는 KT클라우드와의 사업영역 중복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1월, KT DS는 SK C&C의 사업구조혁신 TF장, DT추진담당 상무, BM혁신추진단 및 공유 인프라 추진단장, ICT 디지털 부문장/부사장 등을 역임한 이상국 대표를 KT DS 사업 구조 혁신의 책임자로 영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KT DS의 체질 개선 작업이 본격화 된 것으로 보고 있다. KT그룹 내 지원조직으로 머물렀던 KT DS가 대외 사업을 확대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국 대표는 디지털 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조정에 능숙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을 통해 SK C&C의 사업모델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등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상국 대표는 취임사에서 소통의 중요성과 함께 ‘고객과 비즈니스 모델(BM), 역량, 문화의 완전한 변화’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는 KT DS가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통해 AI 사업을 강조하며 대외 사업을 강화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KT DS의 변신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KT DS는 그동안 대외사업보다는 KT그룹 내 지원조직에 머무르다 보니 기술 개발과 사업 다각화에 크게 신경 쓰지 못했다. 하지만 그룹 내 물량만으로는 시스템 통합(SI) 기업으로서의 한계가 있었고 AI 및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KT DS도 변화의 시기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당장 KT DS는 내부적으로는 KT엔터프라이즈와의 업무 중복 문제 해결, 대외적으로는 레거시 사업에 대한 경험부족 극복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KT의 B2B 사업은 그동안 KT엔터프라이즈가 주도해왔으나, KT DS가 대외사업에 적극 나서면서 사업 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현재 KT의 ICT 사업은 KT DS와 KT클라우드가 나눠 맡고 있다. KT DS는 지난해 KT클라우드에 일부 클라우드 사업부문을 매각하며 표면적으로는 KT클라우드가 KT 그룹의 클라우드를 통할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KT클라우드는 태생 자체가 자체적인 기술력보다는 기술 하청을 통한 성장에 나섰기 때문에 KT DS와 완벽한 이별은 불가능하다. 실제 KT클라우드의 운영은 KT DS가 일부 맡고 있기도 하다.
KT DS 역시 클라우드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16, 17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AWS 서밋 서울 2024’에서 KT DS의 김성우 단장은 “KT DS는 클라우드와 생성형 AI 분야에 경쟁력 있는 솔루션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업계에서는 KT클라우드가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서비스에 진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로 인해 KT DS와의 영역이 다시 겹칠 수 있다. KT DS는 최근 클라우드 역량 확보를 위해 외부 인재 영입과 자체 기술인력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는 MSP 사업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평가도 있다.
여기에 KT엔터프라이즈와도 비슷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KT 엔터프라이즈부문은 안찬용 부사장을 중심으로 KT의 B2B 사업을 통합해 운영해왔다. 그러나 KT DS와 사업 영역이 겹치면서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직원들이 민감해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KT DS가 레거시 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업계에서는 KT DS가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의 대외 사업을 확대하고, KT엔터프라이즈가 KT 본연의 업무를 중심으로 한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KT에 LG CNS 출신의 김영섭 대표가 취임한 이후, LG CNS에서 장광옥 콜롬비아 법인장과 김경아 교육담당 상무가 KT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교통시스템 등 기간 사업과 네트워크 인프라 분야 전문가로, KT의 통신 역량을 활용한 기반 사업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KT의 수장인 김영섭 대표는 IT서비스 업계 '빅3' 중 하나인 LG CNS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IT서비스 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을 꿰고 있다. KT DS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KT DS 이상국 대표가 김영섭 대표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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