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마비노기영웅전(이하 마영전)’을 즐기지 않았지만 ‘빈딕투스: 디파잉페이트(이하 빈딕투스)’ 매력을 느끼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나의 독립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도 충분한 기대감이 깃드는 작품이었다.
넥슨은 빈딕투스의 프리 알파 테스트를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했다. 이 게임은 넥슨 대표 지식재산(IP) 중 하나인 마영전을 기반한 PC‧콘솔 작품이다. 마영전 특유의 묵직한 액션과 캐릭터, 세계관을 싱글 플레이에 맞춰 이식했다.
넥슨은 이번 테스트 버전에서 핵심 게임성인 액션 방향성을 보여주는 데 온전히 초점을 맞췄다. 일렬로 늘어선 선형적인 지형을 따라 일반 몬스터를 잡고, 잇달아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는 구조다. 몇 가지 컷신 외에는 구체적인 스토리도 확인할 수 없다.
개발 돌입 1년도 채 되지 않은 단계라기엔 빈딕투스는 이미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은 편이었다. 락온(조준) 시스템이나 조작감 등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언리얼엔진5로 구현된 스테이지와 캐릭터 모델링 등 그래픽 품질은 수준급이었다. 보스 등장 연출이나 액션 시 지형지물이 파괴되는 식의 전투 연출도 역동적으로 구현돼 몰입도가 상당했다.
무엇보다 전투 재미가 수준급이었다. 캐릭터 고유 특성과 액티브 스킬이 있는 RPG 요소에다, 소울라이크 특유의 템포와 깊이 있는 전투 요소를 적절히 버무려 빈딕투스만의 고유한 액션 정체성을 만들었다는 인상이었다.
특히 '피오나'와 '리시타' 등 캐릭터마다 개성이 뚜렷해 이에 따른 보스 공략법이나 플레이 스타일도 달라 보다 입체적인 전투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빈딕투스는 향후 캐릭터를 추가할 예정인데, 재미뿐 아니라 게임의 지속성 또한 함께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빈딕투스 백미는 다양한 패턴으로 무장한 보스전이다. 테스트 단계에선 보스 그로기 시스템이 구현되지 않아 다소 박진감이 떨어지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위압감을 주는 보스 모델링과 웅장한 BGM, 타격과 피격 연출, 역동적인 화면 전환 덕에 칼을 마주하고 바닥을 뒹구는 맛이 일품이었다. 평소 소울라이크 게임을 즐기는 기자로선 난이도도 적절했다.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 타격감을 보완하면서, 손맛을 극대화할 컨트롤러 진동 기능까지 추가된다면 정식 출시 단계에선 보다 깊이 있는 전투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됐다. 파밍 등 세부 성장 요소까지 더해지면 더욱 호쾌한 액션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도 보였다.
프리 알파 테스트는 사내 개발팀 내부에서 진행되는 비공개 테스트다. 최근 게임사들은 프로젝트 잠재력이나 흥망을 일찍이 점치기 위해 이용자 대상으로 게임을 공개하는 편이다. 이번 테스트는 빈딕투스가 추구하는 액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성공적이었다고 여겨진다. 특히 개발 돌입 1년도 안 된 시점에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정식 출시 기대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P의거짓(네오위즈)’에 이어 글로벌 이용자를 사로잡을 또 다른 한국산 액션 RPG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도 같았다.
한편, 개발진은 “게임 전반에 걸쳐 세세하게 공유주신 내용은 모두 읽어보았으며, 어떤 부분을 개선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다음 테스트 및 론칭 일정을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늦지 않게 발전된 모습을 다시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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