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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승자는 '쿠팡'…올해 유통업계 경쟁 더 치열해진다

반격 준비하는 빅3, 달려드는 中커머스…치열한 공방전 시작

[ⓒ쿠팡]
[ⓒ쿠팡]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 한 해 활짝 웃은 유통업체는 바로 쿠팡이었다. 쿠팡은 2023년 연결 실적 기준, 이마트를 제치고 유통업계 1위에 올랐다. 이른 바 ‘계획된 적자’로 6조원 이상을 꾸준히 부으며 물류망 구축에 힘썼고, 그 결과 창립 13년 만에 가장 좋은 실적을 받으며 그간의 설움을 털어냈다.

다만 이같은 호실적으로 만족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이마트 등 신세계 계열들과 롯데 유통군도 온·오프라인을 리뉴얼하면서 반격에 나선 데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쉬인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의 공격적인 한국 진출도 변수로 꼽히고 있어서다.

그렇기에 올해 쿠팡은 공격과 방어 태세를 적절히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명품플랫폼 파페치 인수를 계기로 명품과 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촘촘하게 확장하는 한편 로켓그로스 및 쿠팡이츠·플레이·대만 성과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쿠팡은 2023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31조82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는 기존 1위 오프라인 유통 강자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29조4722억원)을 2조원이나 앞선 기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6174억원을 올리며 연간 첫 영업 흑전에 성공했다. 지난 2022년 3분기 처음으로 분기 영업 흑자로 돌아선 후 흑자 규모를 확대했고, 6개 분기 연속 수익을 거둔 끝에 이뤄낸 쾌거다.

[ⓒ이마트]
[ⓒ이마트]

이는 연결 기준으로 이마트가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내면서 명암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9조472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 부진 여파 때문이었지만, 이마트가 2011년 법인설립 이후 처음으로 받아든 부진한 성적표여서 특히 뼈아팠다. 본업인 대형마트 중심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 역시 27% 가량 줄어든 1880억원이었다.

쿠팡이 6000억원대의 연간 영업 흑자를 기록한 건 롯데쇼핑(5084억원), 현대백화점(3035억원)을 모두 앞선 수치이기도 하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쿠팡 창업자)은 전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파페치 인수·대만 진출 성과 등으로 쿠팡의 향후 성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어,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 규모 이상으로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데에는, 지난해 4분기 기준 쿠팡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점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3억4000만달러(약 8조2762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억2000만달러(약 1566억원)였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쿠팡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8조6555억원(65억6100만달러)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 전년 동기(7조2404억원) 대비 20% 성장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15억원(1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133억원)보다 51% 급증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건물 외관에 부착된 파페치 로고 [ⓒ 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건물 외관에 부착된 파페치 로고 [ⓒ 연합뉴스]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식자재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들을 당일배송 또는 새벽 배송하고 있다. 이에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도 일상생활 앱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쿠팡은 LG생활건강 등 럭셔리 뷰티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뷰티·의류 브랜드들을 소비자들이 더 좋은 혜택에 만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여기에, 김 의장은 컨콜을 통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명품이 아직까지 한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공략하지 않은 분야라고 짚기도 했다. 이에 이커머스 업체만이 가진 의미 있는 방식으로 명품 분야를 공략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친 상황이다.

유통 빅3 계열 백화점들은 매출을 지탱해주는 명품 매장에 평소에도 집중하고 있고, 소비자들 역시 명품 의류나 가방 등을 직접 착용해 보고 서비스 받으며 구매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쿠팡이 내민 도전장 자체는 미약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선호로 빠르게 변화해온 만큼, 유통 빅3는 쿠팡이 명품을 풀어갈 의미 있는 방식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

김 의장은 “파페치와의 만남은 아직 초기 단계이자 엄청난 기회이고, 또한 아직 월 멤버십(쿠팡와우)에 가입하지 않은 수천만 명의 쇼핑객이 있다”며 “앞으로의 잠재력에 대해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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