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갤럭시 AI를 탑재한 새로운 플래그십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온디바이스 AI 시대를 열었다. 무주공산이던 AI폰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의도다. 기저에는 삼성전자의 온디바이스 AI 전략이 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언팩 후 한 달. 삼성전자의 첫 AI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가 스마트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잇따르는 긍정적인 평가와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를 앞세워 실적 개선과 애플과의 차별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의 고객 만족도가 애플 아이폰15 시리즈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소비자 리뷰 데이터 분석 업체 퍼펙트렉에 따르면 갤럭시 S24 시리즈 사용자 10명 중 9명은 만족도 최고점인 5점을 부여했다.
갤럭시 S24 기본 모델 사용자의 91%, 플러스 모델 사용자의 84%, 울트라 모델 사용자의 88%가 최고점을 줬다. 아이폰15 시리즈의 만점 비율은 기본형 76%, 플러스 77%, 프로·프로맥스 74%로 집계됐다.
갤럭시S 시리즈가 아이폰보다 높은 만족도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5년간 갤럭시 S와 아이폰의 별 5개 사용자 리뷰 비율을 살피면 아이폰 11부터 14의 고객만족도는 77~84%, 갤럭시 S20부터 S23까지 만족도는 61~75%에 머물렀다. 상위 모델로 비교해도 삼성전자가 애플의 만족도를 앞섰다.
이번 결과는 갤럭시 S 시리즈 가운데서도 가장 큰 호평이다. 지난해 갤럭시 S23 시리즈부터 만족도가 올라갔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10%포인트 가량 급상승했다. 온디바이스 AI를 내장해 실시간 통화 통역, 문자 번역, AI 이미지 편집과 서클투 서치 등의 신기능이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의 첫AI폰 갤럭시 S24 시리즈의 긍정적 반향은 사전 예약부터 예견됐다. 지난달 19~25일 진행한 사전 예약에서 전작 대비 11% 증가한 121만 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해외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인도에서는 사전 예약 사흘 만에 25만 대가 팔렸다.
시장의 기대도 상당하다. 국내외 리서치에 의하면 올해 갤럭시 S24 시리즈의 판매량은 3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S24 판매량은 전작 대비 66% 증가한 1200만대로 추정된다.
삼성으로서는 올 1분기 갤럭시 S24 시리즈의 기선 제압으로 애플의 맹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왕좌를 애플에 빼앗겼다. 출하량 기준 애플의 점유율은 20.1%, 삼성은 19.4%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1위에서 내려온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6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좁혀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를 앞세운 갤럭시 S24 시리즈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재도약할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달 언팩 직후 "AI 기능이 추가되면서 S24의 판매는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프리미엄폰 중심으로 업계의 성장 모멘텀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AI폰 시장 선점으로 애플 대비 기술 우위도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갤럭시 AI를 비롯해 신작에 탑재한 각종 AI 기능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구글 등의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며 속도를 더한 것과 달리 애플은 AI 분야에서 뒤처진 모양새다. 독자 체제 구축을 선호하는데다 신기술 채택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애플의 특성 탓이다.
애플도 AI 대응을 예고했으나, AI 기능 탑재가 유력한 아이폰 16은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AI폰 선점 효과를 누릴 시간을 벌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AI 기술에서도 애플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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