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실제 뒷감당을 못하는 보험사가 나온다면 해당 보험사는 혼나는 게 맞겠죠."
보험료 환급률을 높여 '저축성' 컨셉으로 최근까지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대해 금융당국이 서둘러 제재에 들어간 것을 두고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가 한 말이다.
현실화되지 않은 우려를 미리 가정하고, 서둘러 찬물을 끼얹어버린 금융당국의 처사에 대한 냉소다.
생명보험사들이 최근 줄줄이 판매하고 나섰던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험료를 5년 또는 7년동안 납입하고 계약을 10년이상 유지하면 보험료 환급률을 130% 이상으로 적용해주는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보장성보험인 종신보험이 저축성 컨셉으로 팔리며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발생 우려와 동시에, 추후 대규모 환급금 지급에 따른 보험사들의 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 등을 이유로 환급률을 높인 단기납 종신보험의 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에 단기납 종신보험을 판매했던 신한라이프·교보생명·한화생명·NH농협생명·동양생명·하나생명·푸본현대생명·ABL생명 등 생보사들은 부랴부랴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120%대로 내리는 중이다.
금융당국이 우려한 것 처럼 실제 영업일선에서는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인냥 판매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저축성 목적으로 가입을 하더라도 소비자들 입장에선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10년 유지 환급률이 130~135%라는 것은 결국 그동안 받았던 보험료에 30~35%의 이자를 더 얹어서 돌려준다는 의미인데, 이는 이자만 본다면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의 대부분 적금 등 저축 상품보다도 혜택이 더 좋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기납 종신보험 가입자들은 당초 본연의 기능인 사망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덤(?)까지 있다.
다만 가입자들이 유의해야 할 점은 있다.
10년이 되기 전 중도에 해지할 경우 그동안 냈던 보험료를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10년동안 유지할 자신만 있으면 저축성 목적으로 가입을 해도 무방한 셈이다.
생명보험사 입장에서도 단기납 종신보험은 효자상품으로 꼽힌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정통 종신보험의 매력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한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장성보험의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주요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새국제회계기준) 체제에서는 이 같은 보장성 보험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보험사에 크게 도움이 된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 우려한 환급금 관련 재무건전성 리스크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애초에 이정도의 리스크는 감당이 가능하기 때문에 출시를 한 것"이란 게 보험사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예금자보호제도 역시 5000만원까지 적용된다.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이 환급률을 높인 단기납 종신보험에 무작정 손을 대는 것이 불합리한 처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해가 간다.
무작정 상품 자체에 손을 대는 행위는 또 다른 '꼼수 영업' 혹은 '변종 상품'을 야기하는 결과로 치닫을 수도 있다.
애초에 이번 환급률을 높인 단기납 종신보험이 등장하게 된 배경 또한 금융당국이 앞서 종신보험의 납입완료 시점의 환급률을 제한하면서다. 최근 '무심사' 종신보험이라는 '변종(?)' 상품이 시장에 깜짝 등장했다가 6일 만에 사라졌던 것도 금융당국이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들여다 본 이후였다. 상품 제한을 이용한 '절판영업'도 활개를 친다.
"환급률을 120%대로 내리면 과연 금융당국이 우려한 리스크들이 사라질까요?"(A생보사 관계자)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우려하는 것이라면 중요 내용을 알리지 않은 판매자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여야 할 것이며, 보험사의 재무리스크를 걱정하는 것이라면 재무건전성에 따라 관련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제재를 가해야 할 부분에만 '제대로' 제재를 가하는, 보다 합리적인 처사로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문제가 있다면 혼날 사람만 혼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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