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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이게 최선일까… 돈 쓰고도 감동 못 얻는 보험업계 상생금융

지난달 20일 서울 시청 인근의 도로.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서울 시청 인근의 도로.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이번에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는 게 과연 가입자들한테 체감이 될까요?"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가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는 것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은 내달 중순부터 자동차보험료를 2.5%~3%p 가량 인하할 계획이다.

손보사들의 이 같은 처사는 나름 파격적이다.

자동차보험료를 2.5%p 인하할 경우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수입보험료는 무려 3000억~5000억원이나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3년정도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매년 1조원의 손실을 일으키던 만년 적자상품이었다. 이에 이번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일각에선 손보사들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악화할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나온다.

앞서 2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던 손보사들이 또다시 줄줄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한 것은 '상생금융'을 의식한 결과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취약계층에게 금융 혜택을 돌려주자는 일명 상생금융을 금융사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체감이 갈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 결과, 손보사들은 운전자라면 꼭 가입을 해야 하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보험료까지 손을 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같은 상생금융 혜택을 받는 금융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할인 금액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1인 평균 자동차보험료 70만원에서 최대 3% 가량을 인하한다고 추산해 보면 보험료 절감액은 연 2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월별로 따지면 2000원 절감도 안 되는 셈이다.

이에 "쥐 꼬리 만큼 보험료 내리고 생색 내는 거냐"는 금융소비자들의 냉소가 나오고 있다.

결국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돈을 쓰고도 욕을 먹고 있는 꼴이다.

이에 보험업계 한 관계자 역시 "차라리 소방차, 경찰차나 아니면 취약계층 대상 위주로 보험료를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게 취지도 좋고 혜택을 받는 이들의 체감도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물론 이 또한 형평성의 측면에서 여러 뒷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상생금융의 본연의 취지를 돌아보면 지금의 방안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피드백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보험사들의 상생금융은 현재진행형이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어차피 써야 할 돈이라면 자신있게 생색을 낼 수 있는 조금 더 획기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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