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가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동조합)에 회사와 사전협의 없는 활동은 삼가달라는 취지 공문을 보냈다. 이는 회사가 카카오 노조 활동에 대해 내놓은 첫 공식 답변이다. 카카오 노조는 올해 상반기부터 시위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회사에 인적 쇄신과 해당 논의 과정에서의 크루(직원) 참여 보장을 요구해 온 바 있다.
6일 노조는 전날 오후 노조에 발송된 홍은택 카카오 대표 명의 공문을 공개했다. 이 공문에 따르면 카카오는 노조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회사 비판 취지 아지트(카카오 온라인 사내 게시판) 게시물을 게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 로비를 점거해 피켓시위를 진행했다는 내용과 함께 모든 온오프라인 형태 시설, 장비, 장소에 대해 사전협의 없이 이용하지 말라고 노조 측에 요구했다. 노조가 오프라인 조합활동이나 온라인 게시물을 발행할 땐 반드시 회사와 사전협의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조 측은 “모든 노조활동에 대해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회사 요구는 과도하며, 노조 자율성을 침해하는 요구”라고 반발했다. 실제 카카오 단체협약엔 회사 전산망을 통해 전체 직원을 수신인으로 할 경우에만 사전에 협의한다고 돼 있어 이번 경우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노조는 조직 설립 이후 지금까지 피켓시위와 같은 조합활동에 대해 회사 측이 공개적으로 금지 요구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지난 5년간 조합활동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조합원 게시판에 수많은 글을 남겼지만, 게시글에 대한 제한요청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그동안 카카오 아지트에서 다양한 형태 홍보활동과 피켓시위를 진행했지만, 큰 마찰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지난 월요일 비상경영회의 시간에 맞춰 피켓시위를 진행하자마자 홍은택 대표 명의로 발송된 첫 공식 답변이 침묵하라는 내용이라니 실망스럽다”라며 “대화와 협의 없이 만들어진 셀프 쇄신안이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에 있어 직원들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계속 행동할 방침이다.
한편, 노조는 지난 4일 열린 제6차 공동체경영회의에 앞서 오전 6시15분경부터 카카오판교아지트 3층에서 ‘경영실패 책임지고 인적쇄신 시행하라’, ‘셀프쇄신 그만하고 크루(직원)참여 보장하라“, ”일방적 리더십 탐용적 경영진’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지난주 성명문을 통해 ▲문제 제기된 일련의 경영진 비위행위에 대해 준신위 조사 요청 ▲쇄신안 논의에 직원들 참여 보장 ▲김 총괄 욕설 사건에 대한 조사 및 책임 판단 세 가지를 카카오에 요구했지만 여태 어떤 답변도 오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공동체경영회의는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경영쇄신위원장) 주재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매주 월요일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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