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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 몰린 토종 OTT…티빙-웨이브 합병 ‘초읽기’

티빙·웨이브 로고 [ⓒ 각사]
티빙·웨이브 로고 [ⓒ 각사]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기자]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양대 산맥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CJ ENM과 SK스퀘어는 각사의 OTT 서비스인 티빙과 웨이브를 합병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내달 초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이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에 오르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에 오르는 구조다. 현재 티빙의 최대주주는 CJ ENM(48.85%)이고, 웨이브의 최대주주는 SK스퀘어(40.5%)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설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20년 7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당시 SK텔레콤 MNO사업부장)가 한 행사장에서 “웨이브는 티빙과 합병하길 원한다”고 깜짝 제안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당시에는 CJ ENM 측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진척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OTT 시장이 급격히 성장동력을 잃으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글로벌 OTT 경쟁 심화와 콘텐츠 제작·수급 비용 급증, 이로 인한 회사 적자가 누적되면서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CJ ENM의 경우, 미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피프스시즌(옛 엔데버콘텐트) 인수합병(M&A)으로 부담이 커졌다. 이에 티빙은 OTT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구독료를 인상하고, 국내 OTT 가운데 처음으로 광고형 요금제 출시를 예고하기도 했다. 결국 각자도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공감대를 이루면서 CJ ENM 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만약 양 사가 합병할 경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00만에 육박하게 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티빙과 웨이브의 MAU는 각각 510만명, 423만명이다. 넷플릭스 MAU는 1137만명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양사가 규모의 경제를 이뤄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히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진다.

다만 지분 정리 등 현실적인 문제는 남아 있다. 현재 웨이브 최대 주주는 SK스퀘어와 함께 지상파 방송3사(각각 19.8%)가 있으며, 티빙은 1대 주주인 CJ ENM을 비롯해 KT스튜디오지니(13.54%), SLL중앙(12.75%), 네이버(10.66%)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합병 시 정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 웨이브 측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 방안 고려 중”이라고 밝혔으며, 티빙은 “지주사 차원의 협력방안 논의 단계”라며 “다각적 제휴 등 협력 방안 논의 중이라 아직 구체적으로 걸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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