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정부가 핵심 국가전략 기술인 인공지능(AI) 육성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기반 다지기를 끝내겠다는 것. 초거대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29일 공개된 '2024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ABCD'(AI·바이오·보안·디지털플랫폼정부) 분야에 4조438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ABCD 투자 가운데 두 번째로 비중이 큰 분야는 AI다. 내년 AI 투자액은 1조2028억원으로, 올해보다 15.8% 증가했다.
정부는 설명서를 통해 "핵심 국가전략 기술에 대한 선택과 집중 투자를 통해 글로벌 리더 국가로 도약하겠다"며 "핵심 과제들을 발굴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필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1조원이 넘는 예산은 AI 생태계 조성과 민간·공공 활용에 쓰인다. 세부적으로 ▲AI 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 고도화 ▲AI 반도체 첨단 기술 개발 ▲국가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초거대 AI 기반 전문가 서비스 개발 ▲부처 협업 AI 솔루션 개발 실증과제 확대 등에 활용된다.
정부는 반도체·바이오·통신 등 주요 산업에서 AI를 접목한 신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AI 연산 처리를 위한 전용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는 방식이다.
초거대 AI 기반 전문가 서비스 개발은 법률, 의료, 심리, 미디어, 학술 등 5대 분야에 집중될 예정이다. 법무법인들이 참여하는 AI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류 작업과 논문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AI 윤리성, 국제적 규범 확립 등 디지털 신(新)질서 창출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AI를 패권 기술 중 하나로 낙점하고, 정부 차원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AI를 활용한 고령자 돌봄서비스 등 국민 편의를 위한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국내의 경우 AI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실용 단계에서 이를 활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기업 현장도 마찬가지인데, 안팎에서는 'AI를 활용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정부 또한 이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아직 기업 현장과 국민 생활에 AI 활용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라며 "AI 산업 및 기술 초격차를 실현하고, 국민과 AI 혜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부의 구상이 이제 걸음마를 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학습용 데이터를 축적하고 관련 기술력을 개별적으로 높이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초거대 AI에 대한 정의도 확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정부는 "AI 융합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민간 및 공공 서비스 혁신 중심의 투자 확대를 통해 초격차 실현과 국민 체감을 제고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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