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롯데홈쇼핑 부동산 매입을 놓고 태광과 롯데 간 불협화음이 일어났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 부동산 매입에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롯데와 각을 세우고 있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 부동산 매입을 롯데지주 현금 확보를 돕기 위한 결정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23일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 서울 양평동 본사 건물 및 토지 매입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태광산업과 계열사들은 롯데홈쇼핑 지분 4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열린 이사회 의결 과정에 명백한 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3일 이사회에서도 기존 입장을 번복하지 않은 점에 강한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결과적으로 롯데홈쇼핑 경영진이 이번 부동산 매수 거래를 강행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배임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7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롯데지주 및 롯데웰푸드로부터 서울 양평동 5가 소재 임차 사옥 토지 및 건물을 2039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해당 부동산은 롯데지주(64.6%)와 롯데웰푸드(35.4%)가 각각 지분을 갖고 있다.
당시 이사회에선 태광산업도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자료와 사안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매입을 반대하기로 선회한 것이다. 롯데홈쇼핑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건인 만큼,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 재무상황을 지적했다. 올해 2분기 롯데홈쇼핑은 매출 2310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5.2%, 92.8% 줄었다. 지난 1분기에도 매출 16% 영업이익 88% 급감했다.
이와 관련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은 현재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별 불편 없이 사용 중인 사옥을 매수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며 “이 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롯데그룹 및 그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최근 경영 위기 상황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부동산 매입 계획은 롯데홈쇼핑의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롯데지주가 현금 확보 목적으로 롯데홈쇼핑 측에 부동산 매수를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이 이사회에 제공한 자료에는 낙관적인 미래 추정치에 근거해 연간 17억원 개선 효과(경상이익 기준)가 있다는 내용만 언급됐을 뿐, 향후 발생 가능한 다양한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경상이익 개선 효과 역시 통상적이지 않은 감정평가를 이용한 것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태광산업은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 명백한 하자가 있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며 “매입가와 관련, 국토건설부령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상 규정된 원가법이 아니라 원가법‧거래사례비교법‧수익환원법을 각각 20:40:40의 비중으로 가중평균하는 방식을 사용해 감정가격이 보수적 평가 방식에 비해 300억원가량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완전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만큼, 이사회 결의 효력에도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태광산업은 “계열사들을 포함한 실질 지분이 45% 규모인 롯데홈쇼핑의 2대 주주로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제반 법률 절차를 포함한 다각도의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회사 및 주주 모두를 위해 롯데그룹 측의 현명하고 신속한 조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 이사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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