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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다이브] 日 여행 필수템 ‘스이카’, 왜 판매 중단됐을까?

스이카를 사용 중인 모습. [출처=JR동일본 유튜브]
스이카를 사용 중인 모습. [출처=JR동일본 유튜브]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일본 여행을 준비하거나 거주자라면 일본의 ‘스이카(Suica)’를 한 번씩 들어봤을 것이다. 스이카는 일본 철도회사 JR동일본이 발행하는 선불 교통카드다. 한국의 ‘티머니’와 같이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달 초 JR동일본은 스이카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스이카 카드는 IC 칩이 내장돼 있는데, 이 IC 칩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JR동일본은 성명을 통해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으로 IC 칩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당분간 판매를 제한한다”라고 전했다.

IC는 ‘Integrated Circuit’, 즉 집적회로를 뜻한다. 수많은 전자회로 소자를 아주 작은 크기로 한 개의 기판 위 등에 결합해 놓은 전자부품을 의미한다. 이를 초소형 컴퓨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IC 카드는 국내에서는 이미 마그네틱 카드를 대체해 왔다. 2000년대 중반까지 상용되던 마그네틱 카드가 약 72바이트 용량에 불과했지만 IC 카드는 1메가바이트(MB) 이상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또 마그네틱 카드는 데이터를 담는 게 간편한 만큼 위·변조가 쉬웠고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이에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에서는 대부분 신용카드가 IC 카드로 발급됐다. 지난 2021년 3월부터는 아예 은행 영업시간 동안에는 자동화 기기에서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할 수 없도록 못을 박기도 했다.

코로나 기간 반도체 공급난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했을 당시 IC 칩 부족 현상도 발생했다. 이미 IC 칩 보급이 상당 부분 이루어진 국내는 큰 대란 없이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반도체 업계 및 학회 관계자들은 “최근 한국에서 IC 칩 부족 현상은 대부분 사라졌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상황이 다르다. 전체 결제액 중 신용카드, 간편결제 등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캐시리스(Cashless)’ 비중이 한국은 2018년 이미 95%에 달한다. 일본의 캐시리스 비중은 작년 기준 36%다. 사상 최대치지만 여전히 한국이나 중국(2018년 기준 77%)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정도다.

이에 일본 정부는 활발하게 캐시리스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오사카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열리는 2025년까지 캐시리스 비중을 40%까지 올리는 게 목표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마이 넘버 카드’와 같은 정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문제는 공급이다. 당장 수요를 맞출 만한 공급처가 일본 내에 없다. 일본 내에서는 IC 신용카드를 만드는 제조사도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반도체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본 내에서 IC 신용카드를 제작하는 제조사가 거의 없다. 대부분 외부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처럼 고객이 원하는 만큼의 신용카드를 조달할 수 있는 공급책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 주도하에 IC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비중을 늘리는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확 늘어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스이카의 판매가 영구 중단된 것은 아니다. JR동일본은 “당분간 필요 수량의 카드를 제조하는 것이 어렵다”라고 발표했다. 판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안심해도 된다. 단순 관광 목적의 카드 ‘웰컴 스이카(Welcome Suica)’는 여전히 공항과 기차역 등에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스이카와 파스모(PASMO)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도 지속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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