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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성장 쿠팡, 신세계·롯데와 격전…유료 멤버십이 판가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쿠팡의 거침없는 성장이 신세계·롯데 등 전통 유통기업들에 위협이 되고 있다. 쿠팡의 올해 1분기 매출은 롯데쇼핑을 훌쩍 뛰어넘고 신세계·이마트 합산 규모를 턱 끝까지 쫓아왔다. 신세계·이마트 9개 유통사업 부문만 두고 비교하면 쿠팡 매출과 차이는 100억도 채 나지 않는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진 유통 시장에서 이들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유료 멤버십 경쟁이 다음 달 본격화할 전망이다. 쿠팡은 최근 ‘와우 멤버십’ 혜택을 배달앱까지 확대한 한편, 신세계그룹은 6월 오프라인 계열사 혜택을 추가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출시한다.

◆ 롯데 제친 쿠팡, 신세계와 양강구도 형성=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쿠팡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0% 늘어난 7조3990억원이다. 같은 기간 전통 유통강자인 이마트는 7조1354억원으로, 백화점 중심 신세계 매출(1조5634억원)과 합치면 8조6988억원이다. 롯데쇼핑은 3조561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쿠팡은 롯데쇼핑 매출을 2배가량 뛰어넘었고 신세계그룹과는 규모가 1조원 가량 차이난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에서 면세점을 제외한 마트·백화점·편의점·이커머스 등 9개 유통사업 매출만 합산하면 7조4089억원이다. 쿠팡과 매출 규모 차는 99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비교해도 쿠팡(1362억원)은 롯데(1125억원)를 제치고 신세계그룹(유통사업 부문 1458억원)을 맹추격 중이다.

쿠팡이 해당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면서 유통 강자로 안착한 셈이다. 쿠팡 매출은 전년보다 20% 가량 늘어난 반면 신세계는 11.5% 감소, 이마트는 1.9% 소폭 상승에 그쳤다. 롯데쇼핑 매출은 5.5% 줄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자 부담이 유통 시장 전체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심 유통기업 성장세는 극명하게 갈린 셈이다. 쿠팡은 최대 실적 기록 배경으로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성’을 꼽았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전체 유통시장 성장세(4%)보다 몇 배 빠른 속도 성장률을 계속 기록하고 있으며, 활성고객 증가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3년 내 500억달러(약 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유통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아직 한자릿 수”라며 성장 잠재력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 쿠팡vs신세계 ‘장군멍군’, 유료 멤버십으로 판가름?=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은 602조원 규모다. 지난해 신세계그룹과 쿠팡, 롯데쇼핑 유통부문 시장 점유율은 각각 5.3%, 4.4%, 2.5% 순이다. 실상 소비인구가 30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충성고객 확보가 중요하다.

충성고객 지표 중 하나는 유료 멤버십 가입자 수다. 멤버십을 구독하는 소비자는 가입하지 않은 사람보다 상품을 더 자주 구매하고, 건당 구매금액 역시 높은 편으로 매출과 직결되기도 한다. 신세계그룹과 쿠팡이 나란히 유료 멤버십을 강조하는 이유다. 전체 매출 규모나 점유율 면에선 쿠팡이 신세계를 앞서 있지만, 유료 멤버십 면에선 쿠팡 확산 속도가 좀 더 빠르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 규모는 지난해 기준 1100만명이다. 국내 인터넷쇼핑 이용자 수가 37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4명 중 1명이 와우 멤버십을 쓰고 있는 것. 현재 쿠팡 와우회원은 월 4990원에 로켓배송 상품을 무료로 배송·반품할 수 있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콘텐츠도 무료시청 등이 가능하다.

최근 쿠팡은 와우 멤버십을 배달앱 ‘쿠팡이츠’로 확대, 모든 주문에 대해 5~10% 할인 혜택을 추가했다. 멤버십 회원 수를 더욱 늘리기 위해서다. 김범석 창업자는 “와우 멤버십을 지구상 최고 서비스(deal)로 만들기 위해 혜택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유통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신세계그룹도 새 멤버십을 내놓는다. 오는 6월 온·오프라인 핵심 계열사 멤버십을 통합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출시하는 것. 이는 ‘온·오프라인 완성형 생태계’ 구축을 강조해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야심작이기도 하다.

약 400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SSG닷컴·G마켓 온라인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에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핵심 계열사 혜택을 더할 예정이다. 멤버십 사용자는 어느 채널을 통해서 가입하든 6개 계열사 혜택을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이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건 ‘오프라인 계열사’다. 온라인쇼핑에서 나아가 커피(스타벅스)와 여행(면세점), 백화점 등 오프라인으로 범주을 넓혀 온라인 회사가 주지 못하는 혜택을 주고 범용성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연회비 3만원은 전액 SSG머니로 돌려주고, 추후 외부업체들까지 혜택에 추가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불특정 다수에게 쿠폰·혜택을 지급하다보니 체리피커처럼 그 때만 해당 채널을 이용하고 재방문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유통시장 자체가 수익성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안정된 수익구조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유료 멤버십이고, 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들만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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