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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소비 속…삼성 '고개넘기' LG ‘가전1조’ [DD전자상가]

- 삼성 가전 사업 실적, 전년비 70% 이상 추락
- LG 생활가전, 첫 분기 영업익 1조원 돌파…TV, 3개 분기 만에 흑자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가전 사업에서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성전자의 가전 사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이상 급락했지만 LG전자는 생활가전 사업부에서만 첫 분기 1조원을 달성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냈다.

성적은 달랐지만, 경기 침체 및 수요 절벽이라는 상황은 여전히 같다. 두 기업 모두 오는 2분기에도 불확실성에 대비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8일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3년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400억원, LG전자는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추월한 것은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처음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완제품 및 네트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 영업이익은 4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DX부문은 TV 및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스마트폰과 네트워크를 맡는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네트워크로 구분된다.

이중 VD/가전의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전년동기(8000억원)보다 70% 이상 급락했다. 다만 직전 분기(2022년 4분기)에는 영업손실 600억원을 보며 적자 전환했지만, 이번 분기 흑자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 1위 기업이다. TV는 통상 4분기가 연간 최대 성수기이며, 1분기는 비수기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기조, 경기 침체 등으로 수요가 하락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노경래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는 “TV 시장 수요가 하락하고,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매출이 전기, 전년동기대비 모두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가전 사업 역시 부진한 수요와 이로 인한 경쟁 심화로 비용 부담이 커지며 시들시들한 성적을 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성적표는 삼성전자와는 사뭇 달랐다. LG전자의 사업 부문 중 생활가전과 TV 담당은 각각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와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다. 1분기 H&A사업본부는 영업이익 1조188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1분기에는 역대 최대 성과를 냈고,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시스템에어컨 등 기업(B2B) 사업 확장 등에 힘을 입었고, 물류비 등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하게 봤다.

직전 3분기 연속 적자를 내던 HE사업본부도 영업이익 2003억원으로 흑자를 봤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유럽 TV 시장 수요가 뚝 떨어지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지만 자원 투입 효율성을 제고하며 수익성을 확보했다.

◆2분기도 여전히 ‘흐림’…에어컨 최대 성수기에 주목

오는 2분기에도 가전 및 TV 수요 하락세는 이어진다. 일부는 회복되겠지만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업체 간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TV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역성장을 예상했다.

그렇지만 2분기는 에어컨 최대 성수기로, 에어컨 중심 생활가전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기간이다. 양사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통한 수익성 끌어 올리기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0년 만에 국내에 출시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비롯해 기존 전략 모델인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비스포크’ 라인업을 중심으로 에어컨 판매에도 주력해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데 집중한다.

김이권 상무는 “소비자의 가처분소득 감소 영향이 개선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하반기 상황이 다소 개선된다 해도 그 회복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면서 “수요 감소,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보급형 및 주문자개발생산(ODM) 모델을 적극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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