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 이 게임사가 ‘특히’ 궁금하신가요? 여기, 현장 이야기를 들려줄 특별한 이를 모셨습니다. 인물을 통해 게임과 게임사, 신사업에 얽힌 오디세이(대서사)를 들어봤습니다. ‘게임’과 ‘인물’, ‘사전’을 줄인 ‘겜인싸’로 게임과 기업의 A to Z까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편집자 주>-[인터뷰] 배민호 엠엔비 대표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증말 아무 것두 하기 시러요.” “저런 녀석두 잘먹고 잘사는 데….”
유난히 반짝이는 눈, 귀여운 볼터치, 짜리몽땅한 키를 가진 ‘양파쿵야’의 명대사들이 MZ(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연일 화제다. 양파쿵야는 ‘쿵야’ 1세대 캐릭터이자 마스코트 캐릭터다. 1998년 데뷔한 쿵야는 넷마블 ‘야채부락리’ ‘쿵야 캐치마인드’ 등 게임에 활용돼 왔다. 당시 인기에 힘입어 애니메이션 ‘쿵야쿵야’가 제작돼, 지난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방영됐다. 과거 넷마블 게임을 즐겼던 3040세대에게 익숙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추억의 캐릭터로 남겨질 뻔했던 쿵야는 지난해 다시 급부상했다. MZ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0일 <디지털데일리>와 만난 배민호 엠엔비 대표는 지난해 자체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로 쿵야 스핀오프 브랜드인 ‘쿵야 레스토랑즈’를 선보일 당시, 인스타그램을 이른바 ‘핫플’(핫플레이스)로 만들기 위해 관련 활동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양파쿵야 속마음, 마치 내 이야기 같아”…쏟아지는 ‘좋아요’=쿵야 마스코트 격인 양파쿵야는 지난해 ‘맑은 눈의 광인’ 캐릭터로 주목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맑눈광’이라는 줄임말로도 자주 쓰이는 이 말은 맑은 눈을 가졌지만, 알 수 없는 광기가 느껴지는 인물이나 캐릭터에게 붙는 수식어다. 뽀로로 잔망루피에 버금가는 인기다.
엠엔비는 쿵야 레스토랑즈 세계관에 ‘2007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최고주방장 양파쿵야가 냉장고에서 깨어났다’는 스토리를 부여했다. 양파쿵야는 너무나도 빠르게 변해버린 2022년 현대사회를 마주하면서, 한껏 ‘힙’해진 가게들 사이 구식 식당이 돼버린 쿵야 레스토랑을 되살리기 위해 주력한다.
배 대표는 “이러한 세계관은 지난해 1월부터 준비했고, 같은 해 4월 인스타그램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했다”며 “실제 현실에서도 힙한 레스토랑(음식점)들의 전략이 인스타그램 운영인 것처럼, 이를 참고해 쿵야 레스토랑즈만의 스토리를 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핫플로 만든 다음엔 ▲백화점 채널로의 확장 ▲편의점 제품과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명품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등 4가지를 확장 목표로 잡았다”며 “이 4가지에는 MZ세대가 가장 많이 찾고 관심을 보이면서, 시간을 쓰는 온·오프라인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완성차 업계나 플랫폼 등 새로운 산업 쪽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4월1일, ‘쿵야 레스토랑즈’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오픈 이후 1년 만에 팔로워 약 11만명을 달성했다. 전체 팔로워 중 MZ세대 팔로워 비중은 약 94%로 나타났다. 여성 팔로워는 84%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 반응이 점차적으로 올라올 때, 엠엔비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를 위해 접수했다. 엠엔비는 계획대로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나올 경우, 더 많은 확산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1월17일 선보인 ‘양파쿵야의 줏대 있는 하루’ 이모티콘은 출시 직후 ‘많이 선물하는 이모티콘’ 카테고리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하루만에 전체 인기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연령별 인기 순위에서도 10대와 20대 소비자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60명의 직원, 모두가 ‘트렌드 세터’로=1986년생인 배민호 대표는 평소 뉴미디어에 특화된 역량을 쌓아왔다. 지난 2011년 CJ그룹 미디어마케팅팀으로 입사했다. 지난 2014년부터 넷마블 뉴미디어팀 팀장으로 넷마블 게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온라인 마케팅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엠엔비는 넷마블 콘텐츠 마케팅 자회사로, 지난 2016년 설립됐다. 배 대표는 구글, 나이키, 삼성전자 등 국내외 유수의 파트너사들과 협력하며 전문성을 높였고, 지난 2021년 엠엔비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 자리에 올랐다. 엠엔비가 넷마블 자회사라고 해서, 넷마블 IP로만 사업을 꾸리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콘텐츠 마케팅을 고민하는 기업과의 협업도 진행된다.
배 대표는 “넷마블 뉴미디어팀을 이끌 당시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이 디지털 및 온·오프라인을 엮는 콘텐츠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대표적으로 나이키와의 협업을 들 수 있는데, 당시 캠페인에 게이미피케이션적인 요소를 섞어 소비자들이 게임을 통해 일정 미션을 달성할 경우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엠엔비에는 약 60명의 직원이 있고, 각 직원마다 정보를 취득하는 채널들이 모두 조금씩 다르다”며 “일단 트렌드 수집을 위해 SNS나 다양한 창구를 많이 활용하는 편이고, 개인적으로 많이 쓰는 채널에서 일어났던 이슈들을 회의를 통해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양파쿵야가 ‘킹받는’(킹+열받는) 캐릭터로 더욱 사랑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행운상점에서 사랑상점으로…“수원 팬들 만나러 양쿵이 가요”=MZ세대가 열광하는 팝업스토어 전략도 빠질 수 없다. 최근 신도림 디큐브시티 내 ‘행운상점’으로 불렸던 쿵야 레스토랑즈 팝업스토어는 열려 있는 기간 내내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줄을 서거나 구매하는 행위)을 기록했다.
배 대표에 따르면, 신도림 디큐브시티는 평일을 기준으로 했을 때 유동인구나 매장 방문객들이 많은 편은 아니다. 행운상점 덕분에 백화점 같은 층 다른 매장 직원들이 “(10일 연속 오픈런은) 처음 보는 광경”이라는 후기까지 남겼을 정도다.
이어 “팝업스토어 오픈 당시 포스를 봐주는 식으로 현장에 줄곧 나가있었다. 어떤 가족은 아이가 가자고 해서 왔더니 부모가 더 잘 아는 캐릭터라고 반가워하더라”며 “캐릭터나 IP가 갖고 있는 힘을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더욱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행운상점에 이은 사랑상점은 오늘(14일)부터 오는 23일까지 갤러리아 광교 3~4층 구름광장 및 갤러리아 센터시티 1층 정문/북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랑의 초러블리 한정 러브박스 구매를 비롯해 ▲수퍼러브 스크래치 복권 긁기 ▲두근두근 사랑 궁합테스트 ▲쿵야 레스토랑즈X인생네컷 등 해당 팝업스토어에서만 구매, 경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를 늘렸다.
배 대표는 “행운상점 성료 이후엔 다양한 지역의 거점 랜드마크에서 그 공간이나 지역에 맞는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즐거운 고객 경험 가치를 가져가면서도, 양파쿵야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팝업스토어는 요즘 MZ세대에게 뜨거워진 마케팅 전술이 됐는데, 엠엔비는 스토어보다 고객 경험에 훨씬 더 방점을 두고 있다”며 “IP를 있는 그대로 즐기고 친구들과도 편하게 놀러올 수 있는 차원의 팝업을 지향하고 있어서, 각 백화점이 갖고 있는 역량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넷마블은 원석 같은 IP들을 많이 갖고 있고, 엠엔비도 이를 살릴 역량과 노하우를 갖춰나가고 있다”며 “콘텐츠나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이해를 모든 기업의 원석과 잘 엮어 좋은 콘텐츠를 선보일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곧 출시될 쿵야 레스토랑즈의 주먹밥쿵야와 양파쿵야 카카오톡 이모티콘도 많은 사랑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