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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SAMSUNG’ 로고…아이폰 텃밭 日 공략 갤럭시 [DD전자상가]

- 2015년 한일관계 악화에 ‘Galaxy’ 적용했지만…올해부터 다시 ‘SAMSUNG’ 적용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3 시리즈’를 일본에 출시한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의 점유율이 과반이 넘는 소위 애플 텃밭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는 S23 시리즈의 가파른 상승세를 앞서워 로고를 8년 만에 교체하는 등 집중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6일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S23 시리즈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가졌다. S23 시리즈는 모두 3종이지만, 일본에서는 기본과 울트라 모델만 오는 20일부터 판매된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는 애플이다. 애플을 제외하고는 샤프, 소니 등 자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2년 일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애플로, 전체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56.1%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위(10.5%)로, 3위 샤프(10.1%)보다 미세한 차이를 보이며 앞질렀다. 올해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에서 각종 새로운 마케팅을 개시하며 점유율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 현지에서 판매되는 갤럭시만 ‘Galaxy’라는 로고가 붙어 있었다. 지난 2015년 한일 외교 관계가 얼어붙자 ‘갤럭시 S6’부터 이와 같은 정책을 펼친 것이다.

이후 8년간 일본 현지에서는 ‘Galaxy’가 새겨진 갤럭시 스마트폰만 볼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 달라진다. 글로벌에서 판매되는 갤럭시 스마트폰처럼 ‘SAMSUNG’이 적용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 갤럭시 인지도가 상당 부분 올라왔다는 판단 아래에서 글로벌 마케팅 일원화를 위해 올해부터 로고 등을 변경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사이트 역시 새롭게 단장했다. 기존 일본 삼성전자 사이트 이름은 ‘갤럭시모바일 재팬’ 이었으나 지난달 말부터 ‘삼성 재팬’이 됐다. 제품부터 사이트까지 갤럭시 대신 삼성을 앞세운 전략으로 읽힌다.

오프라인 창구도 활발해졌다. 오는 6월 말까지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 간사이, 후쿠오카 등에서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이와 같은 마케팅 활동은 올해 주력 제품인 S23 시리즈의 판매 호조와 힘입어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올 2월 출시된 S23 시리즈는 1분기 동안 약 110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 100만대 돌파 외에도 유럽 시장에서 전작대비 1.5배 높은 판매치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는 중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애플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시장으로 애플을 제외한 타 기업에게는 험지로 여겨진다”라면서도 “S23 시리즈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올해는 삼성전자의 일본 내 점유율 확장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 14년 만에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우울한 봄을 맞았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매출은 63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이다. 실적의 60~70%를 지탱하던 반도체 사업이 위기를 맞자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뚝 떨어진 것. 이에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메모리 감산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기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부문은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는데, 메모리와 비메모리 적자 전환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라면서도 “S23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MX사업부의 견조한 실적이 전사 이익 방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MX부문의 1분기 매출은 20조원 후반에서 30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은 3조원 중후반대로 추정하고 있다. 작년 1분기 매출 32조3700억원, 영업이익 3조820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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