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현재 서버 시장에서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채용이 증가하고, AI 챗봇 등 신규 수요가 확대되면 DDR5는 올해 주력 제품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29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10년만에 찾아온 메모리 세대교체기를 적극 활용해 경쟁사를 능가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됐으며, 고물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IT 수요가 감소하고 중국의 락다운으로 스마트폰 수요 또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코로나발 공급망 불안에 따른 고객 가수요도 소멸돼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시장 규모가 당초 예상 대비 33% 감소하는 등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다.
신규 서버 CPU 출시에 따른 DDR5 세대교체로 인한 수요 증가 전망. 공급 측면에서는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량 조절 효과가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고객 재고도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긴 하나 최근 SVB의 파산 등 예기치 못한 이벤트들이 업황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불확실성도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박 부회장은 “과거에는 수요 확산에 대비해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빠른 생산 역량의 확대를 해왔으나, 지금은 시장 상황에 맞춰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라며, “투자 지출 측면에서 2022년 19조 원을 지출했지만, 올해는 50% 이상 절감하고 운용 비용 측면에서도 모든 비용을 원점 재검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산과 비용 최적화를 통해 최고의 기술 회사 목표는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AI 시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HBM은 HBM3A, HBM4 등 차세대 제품을 적기 개발한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차세대 LPDDR5 터브를 중심으로 하이엔드 모바일 시장 주도에 나선다. eSSD는 클라우드 성장에 힘입어 낸드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eSSD 프리미엄 제품군 라인업 보강으로 시장 커버리지를 확대한다.
박 부회장은 “투자 방침(CAPEX Discipline)을 새로이 정립해 투자 효과를 최대화하고 상품 라인업을 전략적으로 재구성하여 잉여현금흐름의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챗GPT 등 AI 챗봇이 부상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메모리 기술의 혁신이 요구된다. SK하이닉스도 이에 맞춰 AI 시대에 적합한 PIM, CXL 메모리,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등 메모리 기술 개발에 나선다.
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는 이 깊은 다운턴(Downturn)과 글로벌 불확실성을 우리의 기본을 더 강하게 하고 사업모델의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회로 삼아 반드시 주주 여러분과 고객, 나아가 국가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