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타사 게임 ‘원신’과 같은 스토리 기반 게임을 만들어 달라”, “현금성자산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길 바란다”, “기업 지배구조에 문제점이 있으니, 경영진 교체가 필요하다”
29일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본사 지하 1층 연구개발(R&D)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 26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다양한 주주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주주들은 주주총회에서 엔씨가 지식재산권(IP) 장르를 다양화하고, 회사 수익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에 따르면, 엔씨는 향후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게임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다양한 장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 신작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Y, 이하 TL)’를 필두로 플랫폼 다변화를 이루고, 비(非)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4종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장르 다변화로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즐거움을 전하겠다”며 “기술 혁신을 위한 도전을 추진하고, 글로벌 기업과 다양한 형태 파트너십으로 해외 사업 경쟁력을 견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는 역할수행게임(RPG) ‘원신’을 예로 들며 중국 게임 시장 성장세에 따른 엔씨 대책을 물었다. 최근 원신과 같은 중국 게임이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니,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엔씨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만 고집하기보다는 원신과 같은 스토리 기반 게임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야 한다는 지적에서다.
한 주주는 “원신은 이용자 간 대전(PvP) 요소가 없는데도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했다”며 “엔씨도 스토리에 기반을 둔 다양한 장르 게임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원신은 우리 회사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좋은 게임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나올 게임은 더욱 재밌을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지속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엔씨는 TL과 프로젝트M을 통해 콘솔 시장에도 문을 두드린다. 특히 엔씨가 개발 중인 액션 어드벤처 신작인 프로젝트M은 콘솔 게임으로,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공상과학 스토리 기반 게임이다. 프로젝트M 월드는 정보 입자로 이뤄져 있으며, 이용자가 획득한 정보에 따라 게임 스토리 변화 및 확장이 진행된다.
엔씨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는 주주 요청도 나왔다. 주주총회에서 또 다른 주주는 “엔씨는 현금을 잘 벌어들이지 않나. 벌어놓은 자산을 계속 가지고 있기 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사업해주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 CFO는 당장 무리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하다가 회사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신중하게 재원을 활용해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CFO는 “게임사업 뿐 아니라, 그외 사업도 적극 검토중이며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M&A 외에도 여러 회사와 협력해 엔씨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연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과 김 대표 사이 설전이 일어나면서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위 학회장은 김 대표가 주식 11.9% 보유한 것에 비해 회사에 지나치게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고, 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 의견을 냈다.
엔씨웨스트 실적 부진도 지적하며, 윤송이 엔씨웨스트 사장 해임 안건 상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서봉규 최고법무책임자(CLO)는 “이번 주총 안건과는 연관이 없다”고 답하며 해당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엔씨는 AI 기술 개발을 오래 진행했다. AI 연구소를 설립하고 이끈 게 윤송이 사장”이라며 “윤 사장은 회사 국제관계 협력을 위해 회사 성장과 개발을 책임져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 상정된 안건으로는 ▲지난해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2인 선임▲감사위원회 위원 1인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이 있다. 4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