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주주 소통은 2019년 LG화학에 부임한 이후 중요 사안 중 하나로 선정하고 매년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에 방문하며 힘쓰고 있다. CFO도 최근 유럽 순방을 다녀왔고 모든 경영진은 국내 투자자들과 수시로 소통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다소 제약된 점도 있었지만 만약 소통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더욱 강화하겠다. 1년 후에도 개선이 없다면 직접 찾아오시라. (소통 개선에 대해) 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요 보고 직후 한 기관 투자자가 “LG화학은 전반적으로 주주 소통 측면에서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수년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는데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며 지적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약 2분 가까이 이어진 주주 발언을 경청한 신 부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LG화학 경영진의 주주 소통 관련 활동을 상세히 언급하면서 오해를 해소하는 한편, 추가적인 보완도 약속했다. 이는 대개 주총 중 주주의 문제제기가 있을 경우 "개선을 약속하겠다"는 형식적이고 짧은 답이 오가는 것과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데이터로 증명하겠다”고 언급한 점은 실제 개선 의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낸 장면으로 평가된다.
이어 자신을 변호사라고 밝힌 다른 주주는 이전 주주와 달리 LG화학의 IR 정책, 소통 및 개방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만 그는 “신 부회장이 최근 해외 행보 중 외국 회사들과 합작회사(JV) 계약을 다수 체결한 것으로 안다”며 “JV는 특정한 사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합리적인 수단이지만 사업 상황이 악화되면 책임 소재를 두고 국제적 분쟁으로 확대되는 경우들이 많다. LG화학은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부회장은 JV 확대 전략 역시 “비즈니스 전반의 꼼꼼한 확인”을 통한 성공을 약속했다. 그는 “JV뿐 아니라 소수 지분 투자, 그리고 M&A 활동이 급격히 늘어난 건 LG화학이 전통의 석유화학 기업에서 세계적인 과학 기업으로 도약하는 과정”이라며 “과거처럼 우리가 혼자 투자해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업들이 많다. 외부와 협력이 필요한 부분에 있어 JV 설립이 다수 추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제22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외이사 천경훈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천경훈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모두 통과됐다.
LG화학은 지난해 정유 사업이 다소 부진했으나 첨단소재 등 기타 사업은 성장세를 보여 기업 체질 전환의 단초를 마련했다. 회사는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지속가능한 솔루션, 신약 등 3대 신성장동력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미래 기업 가치를 증대하겠단 계획이다.
구체적으론 2025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하고 3대 신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30조원 수준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신 부회장이 말한 ‘세계적인 과학 기업으로의 도약’도 이 같은 전략 변화에 기반한다.
또 글로벌 친환경 경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생산 중 배출되는 탄소량(Scope1, 2)뿐 아니라 원료의 채취·생산·운송 중 발생하는 탄소량(Scope3) 저감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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