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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유통업계 올해 주총 키워드 ‘효율성·안정’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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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유통업계 주주총회가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백화점·마트 등 주요 유통기업 주총 안건을 살펴보면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보단 안정적인 사업 중심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데 비중을 싣는다. 불확실한 외부환경 대응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롯데쇼핑·GS리테일은 이번 주총에서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변경을 안건에 포함하지 않았다. 보통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변경은 기업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하려 할 때 안건에 추가한다.

지난해 신세계는 미술품 사업 확장을 위해 인터넷 경매·상품 중개업, 인터넷 콘텐츠개발 및 공급업 등 7개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같은해 롯데쇼핑은 와인전문 매장 ‘보틀벙커’ 확대를 위해 주류소매업과 일반 음식점을 추가했다. 올해는 지난해 추가한 사업부문 중심으로 계획을 구체화하되, 추가할 신규 포트폴리오는 없다는 의미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이어 올해 2년 연속 사업목적 추가 안건이 포함되지 않았다.

물론 이마트·현대백화점그룹 등 일부는 주총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변경 내용을 담았다. 다만 이는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해 빠르게 확장하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화의 일환이다.

이마트는 오는 29일 정기주총에서 주류소매업, 데이터베이스·온라인 정보 제공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이는 다음 달 스타필드 하남점 내 500평 규모 종합 주류 전문 매장 문을 열기 위함이다. 식료품 전문점 PK마켓이 영업을 종료하면서 스타필드 내 유휴공간이 생기자 여기에 높은 수요가 있는 대형 와인 전문점을 만들어 시범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나 몰리스, 노브랜드 등 적자사업이던 전문점들이 지난해부터 흑자전환하기 시작했다. 올해 효율화 과정을 지속해 전문점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려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또다른 주총 안건으로는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을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조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마트 측은 “전문점을 확장하는 기조라기보다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으로 전문점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에 대해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맞춰 이마트 내부에 축적된 데이터를 추후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현대백화점도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 ‘여행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엔데믹 이후 여행과 뷰티 카테고리 수요가 높아지자 이를 강화해 경쟁업체들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여행업의 경우 신세계와 롯데쇼핑은 사업목적으로 각각 여행 알선업과 여행업을 일찌감치 추가했다. 신세계는 SSG닷컴에서, 롯데쇼핑은 롯데온에서 여행상품을 판매 중이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현대홈쇼핑 H몰에서만 여행상품을 취급했다. 이번 여행업 추가를 통해 후발주자로 뛰어든 현대백화점은 온라인몰에서 더현대닷컴에서 여행 수요 공략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여행상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컸던 만큼 올해 더현대닷컴을 통해 여행상품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며 “재작년 출시한 클린뷰티 편집숍 ‘비클린’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가 사업목적을 새로 추가한 배경은 공통적으로 올해 수요가 높아진 와인·여행·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려는 차원이다.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관료 및 검찰 출신 사외이사 선임은 눈에 띈다. 신세계는 공정위 경쟁정책국 국장과 상임위원을 지낸 곽세붕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김한년 전 부산지방국세청장도 신세계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로 올랐다. 강경원 전 감사원 제1사무국장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마트는 이상호 전 대전지검장(현 법무법인 율우 대표 변호사)을 사외이사로, 현대백화점은 채규하 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후 사외이사를 통해 자문받을 일이 많아지다 보니 관료 출신 사외이사 선임은 거의 필수적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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