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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움직였다",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가 진화할 수 밖에 없는 이유 ?

- 오라클 준비됐다.,.. "한국 기업들 클라우드 전환 속도 낼 것"
탐 송 한국오라클 대표
탐 송 한국오라클 대표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오라클의 클라우드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IT공룡 중에서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에 비해 한 박자 늦게 클라우드 시장에 진입했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기업 IT인프라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그 간극을 빠르게 메꾸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에서도 본사의 성장률(53%)에 근접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탐 송 한국오라클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모든 산업군이 고른 성과와 성장세를 보이는 추세다. 한국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은 이제 내실 면에서 추후 지속적인 성장을 자신할 만한 사이클로 접어들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다양한 산업과 규모의 기업들이 지난 해에 경제 불황 속에서도 오라클 클라우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에 마감된 회계연도 2022년, 오라클은 전세계적으로 전년과 비교해 5% 성장한 매출 424억 달러(한화 약 52조1700억원)를 달성했으며, 이 중 클라우드 서비스 및 라이선스 지원 부문은 3% 증가한 302억 달러(한화 약 37조1600억원)로 전체 매출 중 큰 비중(71.2%)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탐 송 한국오라클 사장은 “온프레미스 기반의 기업 핵심 데이터를 다루는 것이 오라클DB다. 국내에서 아직 핵심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전환 시장은 열리지 않았다. 초기 클라우드 시장이 핵심 데이터까지 확대됐다면 우리도 어려웠겠지만 사실 ‘오라클이 준비되지 못하면 고객인 기업도 가지 못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기회는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이 국내 기업 IT인프라 구축에 있어 가지는 위상은 공고하다. 기업 핵심 데이터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의 절대 강자로 오랫동안 자리했으며 ‘엑사데이터’로 대표되는 하이엔드 DW어플라이언스, ERP, 미들웨어 등 다양한 기업 핵심 인프라에 있어 오라클이라는 브랜드는 일종의 보증수표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기업 IT인프라 시장이 빠르게 클라우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오라클은 다소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다. 때문에 클라우드 광풍이 불어닥치던 국내 IT 시장에서 오라클이란 브랜드는 뒤로 물러났다.

탐 송 대표도 “1세대 클라우드 시장을 놓친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후 오라클은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내세우고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왔다. 지금은 경쟁사 대비 우위의 리전을 보유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무엇보다 기업 IT인프라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탐 송 대표에 따르면 오라클의 DNA는 B2B 시장에서 기업들의 주요 IT인프라를 다뤄왔던 경험에 핵심이 있다. 기업의 코어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다뤄왔던 오라클만이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 여정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클라우드에 오라클의 진출이 늦었지만 한국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면 오라클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업이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이유는 결국 데이터를 더 잘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 기반이 되는 오라클DB는 예전부터 최고였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데이터 유형 중 비정형데이터가 중요해졌는데 오라클DB에선 모든 데이터 유형을 받아들일 수 있다. 오라클은 이제 컨버지드 아키텍처를 말하고 있다. 수많은 비정형 데이터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운영돼야 하는데 오라클 컨버지드 아키텍처에선 하나의 DB로 모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탐 송 대표는 클라우드 환경의 DB 전략에 대해서도 아키텍처 설계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정형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와 온프레미스,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혼재되는 환경에서 데이터에 대한 아키텍처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가 복잡하게 얽힌 ‘스파게티 코드’처럼 ‘스파게티 데이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오라클DB가 다시 중요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라클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한 발 늦은만큼 고객들이 기존 클라우드 환경에 갖는 아쉬운 점, 가려운 점을 먼저 긁는데 초점을 맞췄다. 가격도 낮아졌다. 과거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승승장구 하던 오라클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고객 친화적이고 부드러워졌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질 정도다.

오라클이 선보인 퍼블릭 클라우드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와 오라클 전용 리전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Oracle Dedicated Region Cloud@Customer, 이하 DRCC), 사업자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오라클 알로이(Oracle Alloy) 등이 고객이 어려워하고 필요할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탐 송 대표는 “DRCC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고민하는 기업을 위한 것이다. 클라우드 활용이 늘어나며 기업들은 프라이빗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퍼블릭 수준의 클라우드 환경을 기업 내에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개발자 규모, 기술력을 고려하면 한계가 뚜렷하다. 오라클은 전용리전을 통해 퍼블릭에 있는 IaaS, PaaS, SaaS를 100% 동일하게 프라이빗으로 전환한다. 경쟁사의 경우 퍼블릭에 있는 자원을 프라이빗으로 옮길 경우 100% 전환 보장이 안되지만 우리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오라클 알로이는 도메인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다. 알로이는 서비스 제공업체, SI업체, 독립 소프트웨어 공급업체(ISV), 금융 기관, 통신 기업이 자사 고객을 위한 독자적 클라우드 서비스를 직접 개발 및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오라클 알로이는 6개월만에 구축을 완료하고 운영을 시작할 수 있으며, 단 랙 12개 단위의 작은 규모에서 시작할 수 있다. 유연한 클라우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고객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탐 송 대표는 “아직 70%의 인프라가 클라우드로 전환되지 못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산업 규제 이슈와 레이턴시, 고객의 퍼포먼스, 데이터 민감성 등이 고민인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해당 산업에 이해가 있는 사업자 뿐인데 이들은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가 적다. 고객이 못 간다면 우리가 가는게 맞다는 생각에 나온 알로이는 이들에게 오라클의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그들이 입맛에 맞게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한편 오라클이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으로 가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의 총판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오라클의 파트너가 되는 것은 일정 수익을 보장받는다는 의미와도 같았다. 탐 송 사장은 “클라우드가 우선되면서 파트너의 숫자도 줄였다. 원칙은 오라클의 채널은 오라클이 변하는 것처럼 똑같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라이선스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오라클의 클라우드 전환여정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고 말했다.

다만 고객들의 필요에 따라 인프라를 지원하는 B2B 기업으로서 온프레미스 시장에 대한 지원도 놓치지 않는 다는 계획이다.

탐 송 대표는 “오라클은 고객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운영이 최우선이다. 이 점에 있어서 오라클은 클라우드에 많은 전략적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는 측면에서 그것을 ‘클라우드 올인’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만, 기존의 온프레미스와 레거시 수요에 대한 지원 또한 중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오라클이 다른 CSP들과의 경쟁 관점에서 또한 경쟁력을 갖는 지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오라클이 클라우드 후발 주자로서 갖는 분명한 강점이 있다. 다른 선발주자들의 시행착오와 1세대 클라우드가 보여준 여러 결점들을 보완하고, 안정성과 성능, 보안, 그리고 경제성 면에서 가장 우수한 클라우드 플랫폼과 인프라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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