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선보인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구글의 알파고에 이어 인공지능(AI)의 제2의 물결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지털데일리>는 챗GPT의 성과와 전망, 향후 산업계의 AI 대응 전략 등을 4회에 걸쳐 살펴본다.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오픈AI가 선보인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 GPT-3.5를 기반의 대화형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화두로 떠올랐다.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인 플랫폼 비즈니스의 시대에 챗GPT는 그 어떤 서비스보다 빠른 속도로 사용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서비스 개시 2개월 새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억명을 넘었다.
단순히 무료 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유료 서비스 ‘챗GPT 플러스’도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용자가 몰리면서 챗GPT의 답변 속도가 느려진 가운데, 전송량이 몰리더라도 챗GPT를 원활히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다. 추후 오픈AI가 내놓을 신규 기능도 우선 사용할 수 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GPT-3의 경우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통해 독점 공급된다. 챗GPT 역시 애저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오픈AI는 차세대 LLM인 GPT-4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MS는 오픈AI에 100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GPT-4도 MS의 영향력 하에 두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전통의 AI 강자 구글도 반격 태세를 정비 중이다.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수개월 내 챗GPT와 같은 새로운 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보유 중인 LLM ‘람다(LaMDA)’를 기반으로 한다.
내로라하는 국내 테크 기업들 다수가 자체 AI를 개발 중인데, MS를 중심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영향을 받게 됐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챗GPT와 같은 AI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검색과 업무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된다”고 답했다.
검색 분야는 단순히 데이터를 찾아 주는 시스템에서 원하는 산출물을 제고하는 시스템으로 변하고, 업무 분야는 AI가 직접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냄으로써 사람이 시스템이 생성해낸 결과물을 리뷰하고 세부적인 수정을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사 서비스를 개발하던 기업들은 챗GPT의 정교함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챗GPT가 압도적인 성능을 보임에 따라 AI를 연구하던 기업들이 연구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도 답변했다.
자연어처리(NLP)가 아닌 이미지 중점의 AI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 관계자는 “더 많은 데이터와 큰 모델을 기본으로 이전까지의 AI 챗봇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영역에서 자연스럽고 정제된 문장으로 답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본다”며 “기초적인 수준의 개발 코딩, 단순 서비스 운영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와 모델 기반 AI의 한계상 창의력이나 정교함을 요하는 작업 수행에서는 아직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AI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기업들의 경우 입장이 상반된다. 엔터프라이즈 기업의 경우 챗GPT와 같은 AI 모델을 활용하는 ‘사용자’ 입장이다. 더 나은 품질의 AI를 통해 자사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클라우드 운영·관리 기업 베스핀글로벌이 대표적인 예다. 베스핀글로벌은 자사 대화형 AI 서비스를 위한 통합 플랫폼 ‘헬프나우 AI’에 GPT-3.5 모델을 도입했다. 더 자연스럽고 정확한 자동 답변을 제공하는 챗봇과 보이스봇 생성을 지원한다.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는 “현재는 일반적인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를 생성하는 단계이지만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그 활용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본다. 특화된 분야, 특히 코딩이나 서비스 운영 관리 시 언어나 음성 모델을 통해 지시하고 수행 결과를 확인해 처리를 완료하는 등의 단계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챗GPT로 비롯한 파문은 전 IT 업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중이다. 각 기업들이 챗GPT를 어떻게 활용할지, 또 챗GPT 대비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