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첫 80조원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국내외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27일 LG전자는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 콜을 진행했다. 이날 발표된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1조8575억원 영업이익은 693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5.2% 늘었고, 영업이익은 90.7% 급락했다. 앞서 이달 초 LG전자가 잠정치로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과 실제 수치가 거의 일치했다.
2022년, 전체를 놓고보면 매출액은 83조4673억원 영업이익 3조551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2.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5% 줄었다.
◆사업부별 엇갈린 희비… TV·가전 ‘고전’, 자동차 전장 ‘활짝’
LG전자의 사업부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홈엔터테인먼트(HE) ▲자동차부품솔루션(VS) ▲비즈니스솔루션(BS)으로 구분된다.
최근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둔화하면서 글로벌 가전 시장 역시 위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소비 촉진 및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며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최고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담당 H&A사업본부와 TV 담당 HE사업본부 모두 마찬가지다.
2022년 한 해 H&A사업본부 매출액은 29조8955억원 영업이익은 1조1296억원이다. 주력 프리미엄 제품이 판매가 견조하게 이어졌지만 원자재 및 물류 비용 확대로 영업이익이 떨어졌다.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김이권 상무는 이날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가전 시장 수요 위축이 지속되면서 마케팅 비용 등이 상승했고, 이에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우려됐던 유통 재고는 평년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김 상무는 “성수기 재고 관리 등으로 LG전자의 유통재고는 평년과 근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HE사업본부는 매출액 15조7267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글로벌 TV 시장은 수요 부진의 늪에 빠지며 HE사업본부 역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이와관련 LG전자 HE경영관리담당 이정희 상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지정학적 위기로 소비 심리가 하락하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VS사업본부는 사뭇 상황이 다르다.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EV) 구동부품 생산능력 확대 등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차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액 8조6496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을 지난해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 중 VS사업본부 매출 비중이 10%를 처음으로 넘겼고, 첫 연간 흑자를 냈다.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 김주용 상무는 “신규 생산법인 운영으로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소폭 떨어졌지만, 4분기 매출은 완성차 업체 수주에 힘입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기업(B2B) 사업을 맡고 있는 BS사업본부의 작년 매출액은 6조903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이다. 매출은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경쟁 심화 및 유통재고 수준 유지 등에 따라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
◆돌파구는 ‘프리미엄’… 로봇사업 발동 거는 BS사업본부
올해 1분기에도 작년 4분기에서 심화된 위기감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높다. 올 하반기이후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 많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이다.
그럼에도 가전 시장의 경우 전체 수요는 줄었으나 일부 프리미엄 수요가 여전한 것은 LG전자에는 든든한 위안이다.
김이권 상무는 “수요 양극화 등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해 매출 성장 모멘텀을 찾고,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의 주력 품목인 TV의 경쟁력도 ‘프리미엄’에서 나오고 있다. 이정희 상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을 확대하고, 퀀텀 나노셀 등 플랫폼 기반 산업을 기반으로 추가 성장 동력을 키워내겠다”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프리미엄 전략을 더 강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올해 시장 불확실성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무엇보다 작년과 비교해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부담 등이 완화되고 있는 점이다. LG전자 심상보 IR담당 상무는 “작년 2020년 말부터 시장 물류비 변동 상황 등을 반영해 해상운송 선사와 재계약을 추진했고, 이 성과로 올해 비용을 상당 수준 절감할 것”이라면서 “원재료 가격 하락 효과는 이미 반영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기차 성장에 힘입은 VS사업본부의 선전은 고무적이다. 현재 80조원 수준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김주용 상무는 “완성차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EV 부품사들은 완성차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을 보일 것”이라면서 “고부가 및 고성능 제품의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하며 매출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라고 언급했다.
BS사업본부는 올해 로봇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BS사업본부는 ▲서빙 ▲배송 ▲물류 ▲안내 ▲살균 로봇 등을 전개하고 있다.
LG전자 BS경영관리 이동철 담당은 “앞으로 서빙 및 물류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무인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고객이 ‘LG 클로이’를 만날 수 있는 장을 넓히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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