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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축제 사라진 11월…이커머스 ‘조용한’ 할인 행사만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11월이 됐지만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다르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되면서 그간 준비해 온 쇼핑축제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조용히 할인행사만 이어간다.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쇼핑 매출은 위축되겠지만 홍보·마케팅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11월은 하반기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 시기다. 한때 연말을 앞둔 비수기로도 언급됐지만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세계적 쇼핑 행사와 함께 국내 기업들도 대형 행사를 기획하는 시기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단기매출을 극대화하는 기회로도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쇼핑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없게 됐다.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기간이 11월5일까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가 ‘페스티벌’, ‘축제’, ‘스마일’ 등 단어 언급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분한 분위기는 국가 애도기간을 지나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1번가와 티몬은 11월1일인 이날부터 11일까지 각각 연간 최대 규모 프로모션인 ‘2022 십일절 페스티벌’과 ‘몬스터절’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양사는 계획된 할인행사를 이어가되 축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수정했다.

11번가는 기존 ‘십일절 페스티벌’이던 행사명을 ‘그랜드 십일절’로 변경했다. 이외에도 축제가 연상되는 표현과 디자인을 모두 없앴다. 11번가 측은 “십일절 기간에 참여하는 중소 셀러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 어려움을 고려해 계획된 판매는 그대로 진행하되 차분히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이태원 사고 발생 직후 핼러윈 상품 판매 및 기획전을 바로 종료했다. 몬스터절 명칭 및 행사 기간은 변경 없이 진행되지만 마케팅을 축소, 할인 행사 중심으로 조용히 진행할 계획이다.

G마켓·옥션도 10월31일부터 11월11일까지 진행하는 ‘빅스마일데이’ 행사명을 사회적 통념에 맞춰 ‘12일간의 G마켓·옥션 세일’로 변경했다. 파트너사 중심으로 할인은 이어가되 행사 규모를 축소했다.

이들은 오픈마켓 특성상 파트너사들이 오래 전부터 행사 참여를 준비해왔고, 고객들에게도 행사 공지를 일찌감치 한 상황이다. 파트너사들과의 협의 및 고객과 약속을 지키는 것도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요인이다. 행사 자체를 중단하기보다 마케팅이나 홍보를 조용히 진행하는 게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행사를 대대적으로 알리지 않는 만큼 매출에 타격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좋은 상품이나 특가 상품이 있으면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데서 정보를 공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통합 행사를 진행하던 신세계그룹과 롯데 유통 계열사도 대형 행사 취소 및 변경 소식을 전했다. 백화점과 아울렛·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행사는 취소하고 중소 협력사와판매자 상황을 고려해 할인 행사만 조용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전날 온·오프라인 19개 계열사가 총출동해 1년에 한번 진행하는 ‘쓱데이’ 행사를 취소한다고 전했다. 올해는 지난해 그룹에 편입된 G마켓·옥션 간판 행사 ‘빅스마일데이’와 함께 2조원 이상 물량을 준비했었다.

롯데쇼핑도 9일까지 열리는 ‘롯키데이’ 행사에 관한 마케팅이나 홍보를 최소화하고 상품 할인만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롯키데이 할인 행사가 생필품 위주라는 점 등을 고려해 가격 할인은 행사 종료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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