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가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실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서는 카카오 먹통 사태를 대비하지 못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피감기관장 증인으로 출석한 이종호 장관은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 CCTV를 확인했냐” “화재 원인이 무엇이냐”는 이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질의에 “사진으로 봤다” “조사 중”이라는 답변을 내놨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 의원은 “CCTV를 확인하셨어야 한다”며 “화재 원인이 뭔지도 확인 안하고, 그럼 뭘 하고 계시냐”고 비판했다.
이인영 의원은 “예컨대 리튬이온배터리 과충전이 원인이라면, 지금 실내에서 80% 충전을 권고하고 있는 과기정통부 자체 고시, 그것이 준수됐는지 이런 거라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것도 없이 조사 중이라는 답변만 한다”고 질타했다.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이 장관을 향해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고 의원은 “카카오가 여러 재난재해복구 관련 지침도 있고 모의훈련도 하고 있다는데 왜 관리 안하셨냐”고 따졌고, 장관은 “지난 6월 SK C&C에 대해서는 점검이 있었고, 그때 점검 기준에 의해선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카카오는) 부가통신사업자기 때문에 조사할 수 있는 법적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고 의원은 “법적으로 부가통신사업자와 기간통신사업자간 차이가 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6월에 점검을 했더라도, 빠진 부분이 있다는 것에 큰 책임을 느끼셔야 한다”면서 “지난 17일 일정 부분 서비스 복구가 됐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사실도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어 “장관이 사실 관계를 확인 안하니 이런 허무맹랑한 배포자료가 나가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정필모 의원(더불어민주당)도 과기정통부의 초기 대응 미흡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카카오가 부가통신서비스지만 전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인데, 장애 발생 당시 (이 장관의) 현장 방문은 19시간 만에 이뤄졌다”며 “이 정도 사안이라면 장관이 직접 주관해서 회의를 열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질책했다.
이 장관은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화재 진압을 빨리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서비스들이 단절된 상황에 너무 안일하게 본 거 아니냐, 인정 못한다는 거냐”는 정 의원 질문에 “초기에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외람되지만 할일은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의원은 “너무 책임감이 없다”고 다그쳤다.
이종호 장관은 앞서 지난 16일 SK C&C 데이터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해 사과의 말을 전한 바 있다. 이 장관은 “서비스 장애로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리게 된 데 대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18일 대전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 장관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함께 부가통신서비스의 점검 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 기술적 대비를 마련하겠다”며 “신속한 복구지원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