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국내 최초의 달탐사선 ‘다누리’를 개발한 연구원들이 연구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당시 과기정통부 관료가 직접 삭감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과기정통부 산하 연구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연구원들의 연구수당 등을 5개월 치 삭감하라’는 취지의 지시가 담긴 당시 과기정통부 사무관 이메일을 공개했다.
2019년 6월 25일 과기정통부 사무관이 항우연 담당자에게 보낸 이 이메일에는 제8차 달탐사사업추진위원회에 상정할 ‘달탐사 개발사업 2019년도 시행계획’의 초안이 첨부됐다. 초안에는 간접비‧인건비‧연구수당 등을 7개월로 계상하고 2019년도에 발생한 직접비도 불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항우연이 최초 작성한 시행계획 초안에는 없던 내용이다.
이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 소속 연구원 16명은 2020년 4월 연구수당 5개월치를 부당하게 지급받지 못했다며 항우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021년 4월 1심 법원은 달탐사사업이 중단된 바 없고, 연구원들은 계속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 등을 들어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항우연이 대형 로펌까지 동원해 항소하면서 소송은 2년반 가량 이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달탐사 연구수당 청구소송에 대해 항소 여부는 항우연이 결정할 일이라는 등 제3자의 입장을 취해왔다. 법원이 소송 과정에서 ‘과기정통부가 연구수당을 삭감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사실조회 질의를 보냈을 때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조승래 의원은 “국가적 목표를 위해 헌신한 과학자들을 정부가 이렇게 대해도 되는 것인지 참담한 심정”이라며 “과기정통부가 제3자가 아닌 원인행위자임이 드러난 만큼 그간의 무책임과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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