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 18일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증시를 이끌면서,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내 게임주에도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영국 감세안 철회 등 불안 요소가 해소되고, 미국 증시가 오르면서 글로벌 투자자 투심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게임엔터테인먼트 업종 전체 34개 기업 중 거래가 정지된 4곳을 제외한 30개 기업이 전일 대비 평균 6.03%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등록 게임업체 중 시가총액 1위인 게임 대장주 크래프톤은 전일 대비 5.29%(9500원) 오른 18만9000원, 2위인 엔씨소프트는 전일 대비 8.38%(2만7500원) 오른 35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넷마블은 종가 4만6850원으로, 전날보다 5.76%(2550원) 올랐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는 각각 4.81%(1800원), 3.50(1400원) 상승한 종가 3만9200원, 4만1400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3.0 출시 및 P&E(Play and Earn) 게임 국내 서비스 허용 등 기대감도 포함되며 16.71%(7200원) 상승했다.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도 동반상승했다.
지난해 말 연이은 상승장으로 주목받던 국내 게임주 전반은 올해에 접어들면서 조정이 지속돼왔다. 특히 앞서 지난 4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강화 우려로 인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성장주(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꺾였다.
금리 인상기에 외국인 투자자는 보통 미래가 유망한 성장주보다 실적을 당장 낼 수 있는 가치주를 위주로 하는 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투자금을 비교적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성장주인 게임주를 먼저 매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엔터테인먼트 업종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불과 일주일 전 52주 최저가가 속출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기술주 중심으로 이뤄진 나스닥 지수가 영국 금융 불안 완화 등으로 전 거래일보다 354.41포인트(3.43%) 상승한 1만675.80으로 마감하면서, 이날 국내 게임주에도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이날 미국 CNBC는 “시장 가격에 과도한 비관론이 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도 랠리가 임박했다고 평가한다”는 뉴욕증시 전문가의 해석을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 주가는 이날 20% 가까이 올랐다.
이어 19일 오전 나스닥 지수는 96.60포인트(0.90%) 오른 1만772.40을 기록했다. 이렇듯 국내 게임주가 이번 나스닥 지수 상승을 계기로, 당분간은 주가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국내 게임업종에만 올해 유독 차가운 바람이 불었던 이유에는 각 게임사가 내놓은 신작들이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흥행하지 못한 영향도 있었다. 업종 특성상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게임업체들은 강달러에도 이러한 고민 때문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따라서 이날 게임주에 쏠린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높이기 위해, 게임사들이 신작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러한 기대감에 부응하고, 승부를 내기 위한 다양한 신작을 개발 중이다. 먼저 크래프톤은 오는 12월2일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PC와 콘솔 플랫폼에 선보인다. 특히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블록버스터 서바이벌 호러 프랜차이즈 ‘데드 스페이스’의 제작자로 유명한 글렌 스코필드 SDS 대표가 제작을 맡아 글로벌에서 주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PC·콘솔 신작 ‘TL(THRONE AND LIBERTY)’을 내년 상반기 게임시장에 선보인다는 목표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내 테스트 영상을 지난달 27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4분기 출시가 예정된 ‘리니지W’ 2권역 서비스가 잠정적으로 미뤄진 부분은 증권가에서 아쉬운 점으로 꼽는다. 해당 서비스에는 블록체인 기반 대체불가능토큰(Non Fungible Token, NFT)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었다.
넷마블은 올해 초 진행했던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에서 발표한 신작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넷마블은 다음달 개최되는 ‘지스타2022’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ARISE(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하이프스쿼드 등 신작 4종을 참관객에게 공개하고, 시연도 펼칠 예정이다.
이처럼 게임업계 전반이 겨울 성수기 및 내년을 대비하는 한편, 투자자 이목을 끌기 위한 신작 개발에 집중한다. 게임주가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증시 상승 분위기를 이어받아 반전을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