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식물분류학자로 손꼽히는 이우철(李愚喆) 강원대 명예교수(사진)가 4일 오전, 향년 8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유족에 따르면, 이 교수는 이날 오전 딸 이선기씨의 여의도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충북 충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괴산고, 성균관대 생물학과와 대학원을 나온 뒤 1961∼1967년 성대 강사, 1967∼1969년 국립과학관 연구사를 거쳐 1975∼2001년 강원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은 '한국 식물분류학'을 태동시킨 산파역이자, 거목으로 칭송받고 있다. 지난 1968년 한국식물분류학회 창립에 참여했으며 1989∼1990년 한국식물분류학회 회장을 지냈다. 이어 1996년 한국자연보전협회 부회장과 강원대 자연사박물관장, 1999년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자문위원, 2009년 하은생물학상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평생을 한국식물학 발전에 헌신했다.
특히 고인은 '한국의 기후와 식생'(1975), '원색한국기준식물도감'(1996), '한국식물명고(考)'(1996), '식물지리'(2002), '한국 식물명의 유래'(2005), '한국식물의 고향'(2008), '강원도 백두대간 식물도감'(2014) 등 수많은 저서와 논문을 후학들에게 남겼다.
이와함께 고인은 일본 도쿄대, 교토대, 대만대 등에서 평생 수집한 우리나라 식물의 원기재문과 식물분류 관련 문헌 자료 등을 산림청 국립수목원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기증했다. 이 공로로 2012년 국립수목원 산림생물 표본관의 3번째 '명예의 전당' 주인공이 됐다.
앞서 2009년에는 국립수목원이 이 교수의 기증 자료를 모아서 한반도에 자생하는 관속식물(管束植物)의 발견부터 명명까지를 기록한 책 '한반도 관속식물 원기재문 I집'을 펴내기도 했다.
한편 올해 고인은 자신의 호를 딴 국내 최초의 식물분류학 학술상인 ‘죽파(竹波)식물분류학상’을 제정했다.
‘죽파식물분류학상’은 우리나라 식물분류학 분야 최초의 학술상으로, 이우철 교수와 가족이 사단법인 한국식물분류학회에 기증한 기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올해 2월, 제1회 수상자로 김영동 한림대학교 교수가 선정된 바 있다.
한국식물분류학회 정회원 및 관련 기관이 추천한 식물분류학자를 대상으로 죽파식물분류학상 선정위원회가 엄정하게 심의해 선정한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 오경옥씨와 사이에 1남1녀(이선기<넥스트데일리 대표·전 전자신문 인터넷 대표>·이만기<자영업>) 등이 있다. 빈소는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6일 오전. ☎ 02-3779-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