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SGB) 회장이 방한했다. 이번 그의 방한은 SBG가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회사 ARM 탓에 주목을 받는다. 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ARM 관련 논의를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의 ARM 인수합병(M&A) 가능성은 낮다. 삼성전자가 ARM 지분 투자를 진행할지 한다면 얼마나 할지가 관건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손 회장은 지난 9월22일 “삼성과 ARM 전략적 협력 논의를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월21일 “손정의 회장이 서울에 올 것”이라며 “그때 제안을 할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양측의 만남은 ARM 때문에 관심이 쏠린다. ARM은 대부분 시스템반도체 업체가 활용하는 IP를 보유한 업체다. 퀄컴 애플 엔비디아 삼성전자 미디어텍 등이 ARM 기반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한다. 1000개 이상 업체가 2300억종 이상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ARM은 SBG가 75% SBG 비전펀드가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SBG는 2020년 ARM을 미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엔비디아에 매각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을 겨냥했지만 영국 정부가 영국 상장을 설득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3년내 대형 M&A를 선언했다. 코로나19로 3년 시한은 폐기했지만 M&A 의사는 철회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 경영 복귀로 삼성전자의 의사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부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ARM을 N&A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엔비디아 사례에서 볼 수 있듯 ARM은 개별 기업이 M&A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컨소시엄 M&A 확률도 적다. 삼성전자가 얻을 수익이 잃을 기회보다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양사 논의는 삼성전자의 ARM 지분 투자에 국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일본 통신 시장은 물론 SBG와 차세대 통신 및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협력 강화 차원에서 삼성전자가 ARM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에 참여하는 형태다.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환담으로만 끝날 수도 있다. 아쉬운 것은 삼성전자가 아니라 SBG다.
한편 손 회장이 SK 경영진을 만날지도 관심사다. SK은 SK하이닉스 박정호 대표가 ‘ARM 컨소시엄 인수’를 희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입장이 다르다.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이다. ARM IP를 통한 라이선스 사업모델을 추가해도 고객사 등과 부딪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