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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RPG는 잠시만 안녕”…호러 장르에 진심인 게임업계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정통 역할수행게임(RPG) 장르 게임 개발에 몰두했던 국내 게임사가 뱃머리를 조금씩 틀고 있다. 게임 이용자에게 공포를 유발하는 호러 장르 게임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먼저 네오위즈는 세계 3대 게임쇼로 불리는 ‘독일 게임스컴 2022’에서 소울라이크 장르의 ‘P의 거짓(Lies of P)’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27일(현지 시각) 게임스컴 어워드에서 ▲최고 액션어드벤처게임 ▲최고 롤플레잉게임 ▲가장 기대가 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등 3관왕에 올랐다.

P의 거짓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인형이 주인공인 동화 ‘피노키오’가 성인 잔혹극으로 각색됐다.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가 배경이다. 주인공이 인간이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가 중심으로 진행된다.

P의 거짓에 다른 이용자와 게임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멀티플레이 요소는 없다. 이 게임은 오픈월드 방식 맵 구조를 갖추진 않았다. 다만 스테이지 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스테이지가 존재하며, 이용자 호기심과 탐구 심리를 자극하는 구성도 들어갔다.

개발진은 앞서 지난해 11월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스릴러와 호러 요소를 베이스로 가져가고 싶었다”며 “소울라이크는 이제 비주류거나 마이너에 있는 장르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소울라이크는 암울한 시대 배경 속 이용자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어려운 게임 난이도가 특징이다.

크래프톤이 오는 12월1일 PC 및 콘솔 플랫폼을 통해 선보일 신작도 게임스컴에서 호평 받았다.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서바이벌 호러 장르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블록버스터 서바이벌 호러 프랜차이즈 데드 스페이스 제작자로 유명한 글렌 스코필드 SDS 대표가 제작을 맡은 영향도 크다.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는 1편 200만장, 2편 400만장이 판매되는 등 대외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2320년 목성의 위성인 ‘칼리스토’에서 벌어지는 생존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용자는 3인칭 스토리 기반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극강의 보안 시설을 갖춘 칼리스토 교도소 ‘블랙아이언’을 탈출하고 ‘유나이티드 주피터 컴퍼니’의 끔찍한 비밀들을 밝혀내게 된다.

근거리 전투 및 슈팅 조합 활용 등의 전술을 통해 블랙아이언 교도소를 혼돈에 빠뜨린 정체불명의 전염병 사태로부터 생존하는 것이 게임 목표다. 공포가 중요한 게임인 만큼, SDS는 ‘호러 엔지니어링’이라는 독특한 게임 디자인 방식을 개발에 도입했다. 긴장감, 절망감, 분위기, 인간적인 면 등의 요소를 조합해 이용자에게 잊지 못할 공포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이처럼 게임사들은 더 이상 정통 RPG에 도전하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이용자 즐길거리 확장에 노력하는 중이다. 신작 기대감에 증시 시장도 모처럼 들썩이고 있다. 지난 29일 네오위즈는 장중 4만22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는 2017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앞서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펄어비스가 PC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신작 ‘도깨비(DokeV)’ 실제 플레이 영상을 대중 앞에 선보였을 때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사례도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P의 거짓은 그간 한국 게임업체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콘솔 게임 시장에서의 성과가 기대된다”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매출이 발생할 수 있고 새 플랫폼에 대한 도전이란 점에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재산정 또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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