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그래픽·서버 최적화 눈길, 스킬 이펙트 효과도 깔끔 -레벨업 위주인 성장은 단조로워…전투 컨트롤 필요 없어 재미 반감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넥슨에 모바일게임 최초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라는 기록을 안겨준 기념비적인 타이틀 ‘히트(HIT)’가 속편으로 돌아왔다. 전작의 느낌처럼 모바일에서 PC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호쾌한 타격감과 스타일리시한 액션 연출 등 고품질 그래픽이 눈길을 끈다. 다만 이용자 성장이 초반 플레이 기준 레벨업에만 국한돼 있는 것, 공성전 외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생각보다 제한적인 것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넥슨 멀티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히트2’는 28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6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25일 자정에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만큼, 최근 타 게임사가 선보였던 비슷한 장르의 신작보다는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용자는 히트2를 시작할 때, 직업을 6개 중 한 개를 선택할 수 있다. 오픈 스펙으로 ▲대검 ▲둔기 ▲쌍검 ▲지팡이 ▲보주 ▲활 등이다. 커스터마이징은 따로 없고, 게임 진행 직후 ▲전설 ▲고대 ▲영웅 ▲희귀 ▲고급 ▲일반 순으로 클래스가 나뉜다. 영웅 등급 이상부터 특정 스킬에 대한 강화 옵션이 붙는다.
먼저 유일하게 근접 캐릭터인 대검은 일격으로 앞을 가로막는 위험을 없애는 클래스다. 자신의 생존력을 높이고 적을 살상하는데 효율적인 스킬들을 지녀 전투의 전선에서 탱커로 적합하다. 둔기는 생사가 오가는 전선에서 강한 생존력으로 살아남아, 아군이 전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버프를 걸어주는 탱커형 서포터다.
신속한 움직임으로 두개의 검을 다루는 쌍검은 빠른 기동성과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공격력을 통해 대인 전투에서 힘을 발휘한다. 손끝에서 펼쳐지는 마법으로 전장의 모든 것을 지휘하는 지팡이는 강력한 마법으로 광범위의 적에게 높은 피해를 준다. 적의 상태를 제어하는 상태 이상의 스킬을 가지고 있어 다수의 적을 압도할 수 있다. 다만 지팡이 클래스의 외형은 노출이 과하게 느껴졌다.
전장의 조율자 보주는 아군을 지원하는 힐러다. 빛의 권능으로 원하는 대상의 생명력을 회복하거나 어둠의 권능으로 적의 최대 체력에 비례하는 피해를 줄 수 있다. 활은 잦은 스킬 빈도를 통해 지속적인 피해를 안정적으로 주는 것에 특화된 원거리 딜러로, 클래스에서 유일하게 공격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스킬을 지녔다.
히트2는 오픈 스펙으로 모험의 시작이 되는 ‘테라가드 영지’와 전란의 상처가 남아있는 ‘트리아 영지’, 축복의 땅 ‘안겔로스 영지’ 등 총 세 가지 지역을 오픈한다. 레벨 8이 되면 전직도 가능하다. 이용자는 오픈 필드 안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필드 보스와의 전투와 진영 간 대전을 통해 성장과 경쟁을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게임에 접속하지 않고도 캐릭터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방치 모드’를 출시 시점부터 지원한다. 또, 모든 등급 장비에 대해 개인 간 거래 기능을 제공한다. 판매는 레벨 25부터 가능하다.
특히 히트2는 기존 MMORPG와 다르게 게임의 핵심 콘텐츠이자 길드 간 전쟁이 주가 되는 엔드 콘텐츠인 공성전을 서버 오픈과 동시에 선보인다. 히트2 공성전은 마법 장벽이라는 독특한 기믹(gimmick)이 발동된다고 전해진다. 다만 공성전 개최에 필요한 에테르의 조각을 얻는 게 쉽지 않다. 기자가 속해 있는 서버엔 공성전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길드 가입이 레벨 15로 제한돼 있는 만큼, 공성전을 플레이 초반에 즐기긴 어렵다.
또, 히트2에서는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MMORPG 장르 특성상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는 크리에이터와 이를 응원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본인이 응원하는 크리에이터 전용 코드를 입력하면 게임 내에서 상품 구매 시 자동으로 금액 일부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비즈니스모델(BM)은 MMORPG답게 강력했다. 클래스의 다양한 등급은 펫에게도 주어진 등급과 일치했다. 뽑기를 통해 희귀 등급을 얻을 확률은 1.6%, 영웅 등급은 0.15%로, 그 합은 2%를 넘기지 않는다. 고대 등급은 18종으로, 등장 확률은 각 0.00083%였다. 모두 합치면 0.015%다. 장비 경우 고급까지는 필드 사냥으로 쉽게 얻을 수 있지만, 희귀부터는 ‘득템’의 영역이다. 재료를 모아 제작도 가능하지만, 장비 거래가 가능한 대성공 확률은 10%여서 모든 게 확률 싸움이다.
조율자의 제단은 모든 이용자가 공평하게 월드를 만들 수 있도록 마련한 참여형 투표 시스템으로 모든 이용자들이 각 서버별 PK(Player Killing) 패널티나 부활 방식, 필드 PK 가능 여부 등 월드 내 룰을 결정하는데 직접 참여하고 규칙을 이끄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전체 서비스가 시작된 지 채 며칠이 안된 만큼, 조율자의 제단으로 결정된 효과들을 체감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었다.
레벨 27까지 찍먹해본 히트2는 최적화가 훌륭했고, 그래픽도 자연스러웠다. 캐릭터 성장 과정은 다소 밋밋했다. 캐릭터 성장에 대한 기쁨, 파밍 아이템을 몬스터로부터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재미는 컸지만 거기까지였다. 모든 퀘스트가 몬스터 처치에 치중돼 있었고, 전투 자체에 큰 재미는 없었다. 전투 시스템에 별다른 변주가 없어 세심한 컨트롤도 필요 없었다.
다른 무엇보다 ‘레벨업’이 가장 중요한 게임이었다. 물론 이는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직관적일 것이다. 그러나 그 흔한 회피기 하나 조차 없었고, 그저 캐릭터가 몬스터를 때려잡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으면 됐다. 레벨 25가 되면 열리는 계시의 탑, 비탄의 성지 등 던전도 결국 몬스터 토벌이 주였다. 충분히 다양한 스토리나 퀘스트를 구현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히트2가 너무 쉬운 길을 택한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