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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4 둘러싼 '美中 갈등' 심화…"6만전자 깨졌다"

- SK하이닉스 주가도 내림세 전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다툼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 정상회담 이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하면서 사태는 더 심각해졌다.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결성이 가시화하면서 두 나라 갈등은 한국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샌드위치 처지에 놓이자 국내 반도체 업계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9일 삼성전자 주가는 5만9800원(오전 10시 기준)으로 전일대비 1.64% 하락했다. 지난 7일 우리나라의 칩4 참여가 가시화되면서 8일부터 내림세다.

칩4는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한 협의체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대만 등이 포함된다. 표면적인 명분은 기술동맹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지만 중국 반도체 제재가 실질적인 목적이다.

정부는 다음달 열릴 칩4 예비회의 참석을 예고했다. 사실상 미국 일본 대만 등과 ‘반도체 동맹’을 결성하는 셈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를 보는 중국의 시선은 탐탁치 않다.

중국은 세계에서 반도체 구매가 가장 많은 나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중국 매출 비중이 작지 않다. 각각 30% 이상으로 추정된다. 양사는 현지에서 반도체 전공정 및 후공정 라인을 가동할 정도로 중국 공략에 힘을 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칩4 참여가 확정되면 국내 기업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처럼 심각하지는 않아도 일부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을 앞둔 반도체 지원법도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해당 법안에는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을 포함한 비우호국가에 반도체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이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현지 시설투자는 물론 기존 공장 보수마저 제한적이다. 중국 고객사와 정상적인 협업이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도 8일부터 주가가 내림세로 전환했다. 9일(10시 기준) 주가는 전일대비 1.35% 하락한 9만5000원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 긴장 관계 속에서 복잡한 계산을 하게 될 것”이라며 “칩4 가입을 추진하면 우리 정부는 중국 거점에 마련된 국내 기업 반도체 생산 인프라 확장에 대한 규제를 배제하는 조건을 요구하는 등 국익을 우선을 조치를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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