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반도체

"매년 2조6300억원 공중분해"…ASML, '中 거래금지' 美 강요에 울상

- 美, 中 반도체 견제 수위 강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네덜란드 ASML이 미국으로부터 중국 반도체 제재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미 극자외선(EUV) 장비 중국 수출이 막힌 가운데 이외 제품까지 판매하지 말라는 것이다.

21일 닛케이아시아는 “ASML은 미국 강요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ASML은 반도체 노광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다. 노광은 반도체 8대 공정 중 하나로 빛을 쏘아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단계다. 반도체 전체 생산 시간과 비용에서 각각 60%와 35% 내외를 차지한다.

최신 노광 기술인 EUV 관련 설비는 ASML이 독점 중이다. 해당 지위를 앞세워 성숙 기술인 심자외선(DUV) 등 분야에서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중국은 ASML 매출 34%를 차지했다. EUV 장비 없이도 한국과 대만을 뛰어넘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를 비롯한 현지 기업이 DUV 설비 등을 대거 구매한 영향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ASML의 DUV 관련 제품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네덜란드 정부에 로비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현실화하면 ASML은 회사 매출의 20~30%를 차지하는 나라를 잃게 되는 셈이다.

ASML은 EUV 중국 수출 제한에 따라 1억6400만달러(약 2000억원)를 손해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반도체 컨설팅업체 IC와이즈에 따르면 DUV 장비 중국 판매가 막히면 ASML은 20억달러(약 2조6300억원)의 수익을 잃게 될 전망이다.

ASML은 지난 20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당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54억3100만유로(약 7조3000억원)와 16억5300만유로(약 2조2200억원)로 집계했다. 중국과 거래가 끊기면 매년 한 분기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금액을 날려버리는 셈이다.

관련 내용에 대해 ASML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결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미국은 일본 니콘과 캐논도키 등에도 ASML과 같은 조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는 노광 시장에서 2~3위 업체다.
디지털데일리 네이버 메인추가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