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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IT개발자 구인난, SI기업의 변화 이끌었나?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개발자 구인난이 IT업계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있는 가운데 인력 기반 사업의 첨병에 서 있는 IT서비스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IT서비스업체들이 클라우드 관리사업자(MSP)로서 역할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근간에도 결국 개발자 구인난이 자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들어 금융권이 고민으로 떠 오른 것이 차세대시스템을 수행할 사업자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삼성SDS, LG CNS, SK(주)C&C 등 빅3의 대외 사업 중 SI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특히 금융 SI사업에 대한 의지가 예전보다 못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관측이다.

LG CNS의 경우 클라우드 MSP로서의 역할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삼성SDS도 그룹 계열 금융사에 대한 지원 외에 클라우드 아웃소싱 등 관리 영역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사업부문을 여의도로 독립시킨 SK(주)C&C도 시장에서 뚜렷한 움직임을 보기 힘들다.

반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검토 중이거나 진행해야 하는 금융사들의 경우 IT서비스업체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이미 일반적이 됐다. 대규모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사업인 만큼 IT서비스기업들의 프로젝트 일정을 챙기는 것은 상식이 됐다.

소위 IT서비스업체들이 사업을 가려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발주 관계가 역전된 상황이다. 특히 개발자들에 대한 비용이 상승하면서 금융사들이 2-3년간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발주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대형 금융 차세대 사업이 나올 경우 100명에서 200명씩 인력을 구성해 운영한다. 한 달에 인건비로만 10억에서 20억이 나가는 셈이다. 최근 인력효율화와 인건비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는 IT서비스업체들이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반면 이들 업체들은 클라우드 MSP 역량 강화를 위한 인력채용은 이어지고 있다. 내부 직원에 대한 재교육도 이어지고 있는데 인력기반 SI에 대해 사실상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대형 IT서비스업체들에게 금융 SI사업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아 보인다. 인력관리 및 비용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금융 SI사업 자체에 대한 개발자들의 선호도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있을까? 중견중소 SI업체들이 뒤를 받쳐줘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인건비 상승과 관리에 있어 이들 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다행인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인력확보와 교육에 나서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결과적으로 금융 SI사업의 형태를 변화시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금융권 역시 클라우드 전환을 기본으로 하는 디지털 전환에 나서고 있다. 인력 기반의 전체 시스템을 빅뱅 방식으로 전환하는 차세대 사업 보다는 앞으로 클라우드 통합(Cloud Integration)을 통해 인력 효율화를 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물결의 파고가 개발자 임금의 상승을 불러 일으켰는데 결과적으로 금융권의 IT사업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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